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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콘텐츠 읽는 습관을 만드는 서비스 ; 롱블랙(Longblack)

바야흐로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욕심만 앞세워 구독하는 콘텐츠(text 형태의)가 10개가 넘어버렸다.

이 중 2개는 유료, 나머지는 뉴스레터 형태의 무료 콘텐츠다.

뉴스레터 형태는 보통 일찍 출근해서 업무시작 전까지 1시간여의 시간동안 확인하기 때문에 놓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오히려 유료 콘텐츠의 경우 해당 사이트나 앱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한번 안보기 시작하면 한달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어쩌다 들어가도 첫화면부터 쏟아지는 콘텐츠 썸네일 때문에 이것저것 열어보면서 browsing만 하다가 1~2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려, 결국 읽어야할 콘텐츠를 몇개 골라서 찜해놓거나 내 SNS에 전달해놓고는 잊어버리고 만다.

결국 제대로 읽는 콘텐츠가 없는 것이다.

 

결국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연말에 유료 구독 1개를 정리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나의 눈에 들어온 신규 서비스 하나, 바로 롱블랙이다.

일단 하루 1개의 글이라는 점과 함께 24시간 안에 읽지 않으면 해당 글을 이후에도 읽을 수 없다는 일종의 넛지가 마음에 들었다. 나처럼 게으르고 미루는 습관이 있는 사람에겐 적합한 형태이다. 

게다가 하루에 한개씩 올라오다보니 인터넷에 떠다니는 내용처럼 흔하지도 않고 깊이도 느껴졌다. 

마음만 먹으면 1~20분 이내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글이라서 시간을 못낼정도는 아닌데도 습관이 안되니 잊어버리는 것이다.

마침 작년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차한잔 마시고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는 루틴을 실행하고 있어서, 차를 마실 때 그날의 노트 (롱블랙에서는 글을 '노트'라고 칭한다)를 읽으면 딱이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왕 시작하는김에 또 읽었다, 안읽었다라는 행위에만 치중할까봐 마음에 들거나 기억하고 싶은 부분은 캡쳐해서 SNS에 올리는 것까지 하기로 했다.

1/3부터 시작, 1주일 경과한 지금의 시점에서 다행히 놓치는 노트 없이 1일 1노트를 실행하고 있다. 물론 SNS 게시도 함께.

 

이 즈음에서 드는 생각. 사실 콘텐츠 서비스의 핵심은 질과 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폴인과 퍼블리는 다양한 직종, 취향의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콘텐츠의 양이 많다.  그래서 읽을 콘텐츠를 고르는데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마치 서점에서 구매할 책을 고를때처럼.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롱블랙은 아마 나같은 독자의 Pain point를 캐치했으리라. 구독은 하지만 정작 제대로 읽지는 못하는.

이런 문제의 해결을 1일 1노트라는 정책과 함께 습관형성을 만드는 챌린지 프로그램과 결합했다.

24시간 이내에 읽지 않으면 노트를 읽을 수 없는 건 마치 게임의 퀘스트와 흡사하다.

구독자는 하루 1개의 글이기에 부담이 적고, 또 읽고 나면 마치 숙제를 해낸 것처럼 소소한 성취감마져 느낄 수 있다.

이는 또 내일도 노트를 읽게 만드는 동기부여로 작동한다.

게다가 구독료는 퍼블리, 폴인의 50% 정도인 월 4,900원이다. 말 그대로 커피 한잔 값으로 부담이 적다.

첫화면에 그날의 노트와 그 노트를 읽을 수 있는 남은 시간을 알려준다.

 

UI 측면에서도 세심함이 느껴진다. 주로 모바일로 볼 것을 고려해 굉장히 심플하게 구현했고, 그러면서도 콘텐츠 하단부에는 내가 읽고 있는 부분이 전체 글에서 어느정도인지를 인지할 수 있게 표시해놓았다. 

아랫부분의 보라색 부분이 읽을 수록 늘어나서 내가 콘텐츠의 어디쯤을 읽고 있는지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참,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궁금했던 건 정말 읽고 싶었는데 놓쳤거나 또는 내가 구독하기 전 콘텐츠를 읽고 싶으면 어떻게 할까였다.

그런데 이를 위한 방법도 만들어 놓았다. '샷 추가'를 통해 읽을 수 있는데, 샷 1개로 노트 1개를 읽을 수 있고, 샷5개를 충전하는데 4,900원이다. 월 이용료와 동일하니 다소 비싼 느낌인데, 일요일에는 샷추가권을 1개 무료로 나눠준다.

그리고 간간히 샷추가할 수 있는 이벤트도 열고 있어서 꾸준히 이용하는 독자라면 샷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종종 발생하게 된다.

 

글을 읽고 소감을 남기거나 좀 더 소통하고 싶은 독자의 니즈는 노션을 통해 해결한다. 

노션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다른 독자 및 필자와도 소통을 할 수 있다.

2개의 플랫폼을 쓰는거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메인 사이트는 올곶이 글에만 집중하게 하기 위함인 것 같다. 여기에 소통의 기능까지 넣으면 UI가 복잡해질 수 밖에 없는데, 그보다는 글을 우선으로 놓은 의도라고 판단된다.

콘텐츠 서비스는 다들 비슷할꺼라고 생각했는데, 다소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나오니 반갑다.

다들 콘텐츠의 양과 질에 집중할 때, 고객의 숨은 니즈를 잘 캐치했고 최근의 습관형성, 루틴만들기 트렌드를 잘 녹였다.

경쟁이 있으면 차별화를 위한 노력과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산업전체가 발전하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샷을 친구에게 선물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좋은 글은 공유하고 싶은데, 상대방이 구독권이 없으면 글을 읽을 수 없어 공유가 무의미하니깐.  

이를 통해서 신규 구독자를 유치할 수도 있고, 만약 공유를 받은 친구가 회원가입을 했다면 공유했던 친구에게도 샷을 제공하면 더 좋고.

 

욕심이긴 하지만.. 올 한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1일 1노트를 실현하는걸 목표로, 일단 1월 한달간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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