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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커머스 비즈니스 강화, 최선일까?

갑분 고백같지만 동종업계에 있으면서 토스는 나에게 모범사례 같은 회사였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또는 귀찮아서 (복잡한 규제를 나서서 바꾸기에는 이해관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게 사실) 해결하지 못했던/않았던 고객의 불편을 뚝심있게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것이 신기했다.

이 정도면 됐다 싶을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면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모습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을 간편하게'라는 비전에 맞게 도장깨기 하듯 보여줬던 행보에 박수를 보내고 한편으로는 열심히 벤치마킹을 하면서 동종업계 종사자로서..부끄러울 때도 있었다. 

송금하기에서 페이먼트, 보험, 증권 등 금융이라는 큰 틀안에서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모습이 고객기반만 있으면 무엇이든 돈을 벌수 있다는 플랫폼의 속성에 충실하게 문어발식으로 확장해나가는 카카오와 다르다고 느껴졌다.

물론 토스도 타다를 인수하고 알뜰폰 사업자로 조금씩 금융 외 영역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지만 메인은 아닌것처럼 보였고, 그들이 주장하는 페이먼트 부문과의 시너지가 일견 수긍이 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언젠가 금융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도전 같았다. 

그럼에도 대중에게 아니 적어도 나에게 토스는 대표적인 금융 스타트업이었다. 금융영역에서 토스처럼 성장한 스타트업은 국내엔 없다. 

그런데 지난 3월부터 토스가 새로운 움직임이 보였다. 공동구매 서비스를 시작하더니 브랜드콘도 판매하고 있다.

한때 포인트를 쌓기 위해 매일 토스앱을 들락거리던 적이 있었지만, 사실 계좌가 있는 토스뱅크를 이용할 때를 제외하고는 앱을 이용하는 회수가 줄어들긴 했다. 금융앱이란게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심심한데 토스앱에 들어가서 콘텐츠나 볼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을 많지 않을 것 같다.

토스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나조차도 앱보다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토스의 다른 채널을 통해서 콘텐츠를 소비하기 떄문이다.

결국 공동구매나 브랜드콘은 고객을 앱으로 유인하기 위한 수단 겸 일종의 고객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토스가 커머스를 본격적으로 확장한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굳이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금융은 돈이 오가는 비즈니스로 다른 어떤 속성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그래서 업력이 짧은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럼에도 오롯이 금융에만 집중하면서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대한민국 사람 대다수가 토스에 대해 알 정도로 인지도도 높고 고객 기반도 탄탄한게 대단해보였다.

플랫폼 기업이 늘 하는 - 고객기반이 어느정도 확대되면 광고, 커머스처럼 상대적으로 쉽게 진입가능한 영역으로 진출- 방식이 아니라 어려운 영역을 도전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박수쳐주고 지지했었는데, 커머스는 좀 결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경쟁력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고, 신뢰라는 키워드와 양립하기 어려운 산업이라는 생각도 들고 (이 부분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기사를 보니 매출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라는 추측이 있다. 그런데 커머스로 매출은 늘릴 수 있겠지만 수익까지 낼 수 있을까? 커머스야말로 레드오션이 아닌가. 이커머스에선 쿠팡이 버티고 있고, 마켓컬리 같은 버티컬업체도 규모 확대를 위해 취급 아이템을 늘려가고 있고, 네이버도 있고...또 전통적인 플레이어도 많은데.

매출을 늘리려다 오히려 본업인 금융영역에 대한 신뢰 이미지를 잃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얼마전 읽은 기사에 최근 많은 커머스 기업들의 넥스트 성장동력으로 여겨졌던 리셀부분이 많은 기업의 적자 원인이라는 내용을 봤다.

가품을 위한 검수작업 등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이처럼 난다긴다하는 기업도 진출했다가 어려움을 겪는 영역이 커머스인데..굉장히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금융사가 아무리 혁신을 거듭해온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커머스를 잘 해나갈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토스같은 회사가 깊은 고민과 검토를 하지 않고 진출하지는 않았을꺼다. 

그래서 지켜보고 싶고, 한편으로는 어떤 식으로 커머스 비즈니스를 혁신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커머스 말고 금융도 아직 혁신할 부분이 많고...그 외 혁신을 기다리는 영역도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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