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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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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의 소회 12/1. 어느새 시간이 가서 올해가 다 가는구나, 연초 계획 세우고 이루지 못한 것들이 스쳐지나가고 한편으로는 또 한살 더 먹는다는 아쉬움을 느끼며 남은 한달이라도 올해를 잘 되돌아보며 내년 계획을 알차게 세워보자고 마음먹을 시기. 하지만 회사의 12/1은 다르다. 차분함은 커녕 어수선함의 끝판왕이다. 항상 12월초에 인사, 조직개편 발표가 나기 때문에 11월 마지막주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퇴사를 하는 사람들의 인사와 여러 조직변경에 대한 소문들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업무상 내년을 1년간 같이 일을 할 대행사를 선정해야하는 시기라 정신없이 바쁜시기이기도 하고, 워낙 그런 소문에 큰 관심이 없어 (물론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면 다르지만) 관심을 두진 않지만 부서원들이 메신저를 하느라 눌러대는 키보드 소..
자신감과 교만 사이 아침 출근하면서 롱블랙 노트를 읽었다. 몇년전부터 광고업계에서 핫한 돌고래유괴단의 신우석 감독. 작년에는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광고계 뿐 아니라 영상 업계 전반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 애플과 협업해서 찍은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겸 아이폰 광고에는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너무 안전하게 일한다며 사람들이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자기 재능을 다 발휘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용기를 내어 자신의 재능을 100% 발휘하라고. 이 구절이 마음에 남아 수첩에 메모까지 했다. 그렇지 내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지 못할까봐 항상 주저하고 지나치게 조심하고 자기검열하는 버릇이 있는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점심시간에 페이스북을 둘러보다가 토스, 직방 등 굵직한 ..
콘텐츠에 진심인 사람들 ; 폴인 프렌즈 밋업에 다녀와서 퍼블리, 폴인, 롱블랙 이 3개가 내가 꾸준히 이용하는 텍스트 기반 콘텐츠 구독 서비스다. 이거 외에도 뉴스레터도 여러개 구독하다보니 바쁘다보면 한달내내 콘텐츠를 확인하지 못할 때도 있는데, 폴인은 2주에 한번씩 세미나를 통해 읽고 싶은 콘텐츠를 발견하게 된다. 회사에서 이번에 뉴스레터 런칭을 준비 중이라 타사의 뉴스레터들을 관심있게 보다가 1월초 폴인의 뉴스레터를 통해 폴인 프렌즈를 모집한다는 걸 알게되었다. 신규 서비스인 폴인톡의 초기 활성 사용자 개념인데, 업무상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콘텐츠와 커뮤니티에 관심이 있어서 바로 응모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선정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폴인 프렌즈의 오프라인 밋업이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다. 폴인 에디터들을 직접 만난다는 것, 콘텐츠 덕후들을 본다는 기대, 그..
남들도 다 그렇구나... 뼛속까지 내향형인 나는 이런 성향을 갖고 직장생활을 20년 넘게 해왔다는것에 대해 놀랍기도 하고 가끔은 기특하게 생각한다. 사실 대부분의 시간은 그런 성향을 가진 스스로를 미워하고 자책했다. 나의 성향이 엄마에게서 온건지 아빠에게서 온건지 따져가면서 원망할 대상을 찾기도 했고 (슬프게도 두분다 외향적인 성향이 아니다) 초등학교 처음 입학하던 때의 고역을 아직도 기억한다. 운동장 한가득히 모인 낯선 아이들, 처음보는 선생님. 그 시절 기억나는 장면 중 하나는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학교를 안가겠다고 골목 어귀에서 머뭇거리를 나를 어르고 달래다가 급기야 등을 떠밀던 엄마의 모습, 학교에서 내내 화장실을 안가고 참다가 결국 모든 수업이 끝나고 돌아와 집 대문앞에서 오줌을 싸고 대성통곡하는 모습..그..
배민은 왜? ; 이게 무슨 일이야! 일 잘하는 방법에 대한 오픈 세미나를 열었을까? 배민의 뉴스레터인 '배짱이'에서 봤는지 인스타그램에서 봤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이게 무슨 일이야?'라는 배민스러운 제목의 세미나가 열린다는 소식에 홀린듯이 세미나 신청을 했다. 금요일 오후 업무 중간중간 세미나를 들었다. 김봉진 의장 - CBO - CCO - 피플팀장 - CEO와의 1:1면담으로 구성되었고 중간중간 퀴즈와 배민의 콘텐츠인 하나인 푸드에세이를 묶어 만든 '요즘사는맛'의 작가들의 대담, 배달이 클레이 토이를 만드는 과정등이 함께 했다. 솔직히, 어느 조직문화, 업무 관련 세미나보다 좋았다. 발표내용도 오랜기간 공들여 준비한게 느껴졌고, 발표도 무겁지 않은 분위기지만 진정성이 느껴졌다. 유튜브 라이브 시청자는 5.8천명. 총 4시간을 진행했는데 ..
오늘도 하나 배웠다. 회사에서 마음이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는 경우,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내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오늘 최근 몇개월간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결과 보고서를 관련부서에 공유하게 되었다. 오래 진행하기도 했고, 결과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성과에 대한 챌린지를 받으며 이런저런 분석을 해가면서 한달넘게 걸려 겨우 완성한 보고서라 애정이 가서 평소와 달리 수신인에 관련부서 임원도 넣었다. 메일 본문에 어떤 내용을 쓸까 고심하다가 보고서가 메인이기에 짧은 설명과 함께 내년에도 협조와 조언을 구한다는 내용을 썼다. 도와주셔서 감사하다..이런 내용까지 쓰기엔 뭔가 의례적인 멘트인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관련부서에서 적극 협조를 해줬다고 생각도 많지 않았다. 그리고 내년에도 협조와 조언을 구한다는 내용에서 올해도 도움을 받았다는 ..
우물 안 개구리의 행복 '우물 안 개구리' 어제 방송된 유퀴즈 출연자가 언급한 단어다. 국내회사를 다니다가 우물안 개구리로 남고 싶지 않아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졸업 후 미국회사에 다니다 삼성전자에 스카웃되서 일했고 3년전 구글로 이직한 수석 디자이너라고 한다. 구글본사에서 일하는게 부러워 관심있게 보다 정작 마음이 끌린것은 그녀의 이야기였다. 보통 이직하면 6개월 정도의 헤메는 기간이 있었는데, 구글 이직 후에는 1년 동안 힘들었다고. 게다가 다면평가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후에는 사람이 무섭고 자존감도 하락해서 회의 때 발표조차 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회사에서 잘릴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컸다고. (자율적인 근무문화와 엄청난 복지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런 것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뒤따르고, 성과가 없을경우 바로 해고된다고 ..
지친 마음을 일으키는 건 결국 나의 몸 - 걷기 예찬 19년 여름즈음, 회사내 복잡한 이슈로 인해 내가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고 느껴져 힘들 때 아침 명상과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고 10분 정도 명상을 하고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고나서 하루를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회사에 출근하듯 기계적으로 반복했고, 덕분에 그럭저럭 자존감을 회복하며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작년 하반기 몸이 급격히 안좋아지고 올해들어 역할이 커지면서 쉬지않고 몇달을 달리다보니 어느새 기상시간은 늦어지고 그로 인해 아침 루틴에서 명상은 사라지고 스트레칭을 못하는 날도 늘어났다. 업무 중에도 퇴근 후에도 피곤함이 온몸을 짓누르고 있는 듯했다. 내맘대로 안되는 체력도 속상했지만 마음이 더 힘들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