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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똑같다 ; 영화 '콘클라베'

종교란 과연 무엇인가?

교황의 사망 후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추치경들의 모임과 그 과정을 지칭하는 '콘클라베', 이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콘클라베'를 보았다.

 

출처 : 나무위키

 

 

 

각국에서 모인 추기경들로 구성된 선거인단은 외부와 단절된 채로 만장일치에 이를 때까지 투표를 하고, 외부인들은 투표용지를 태운 연기의 색으로 교황이 선출되었는지 다시 투표를 해야하는지 알게 된다. (검은색일 경우 미정, 흰색일 경우 선출을 의미)

아무리 하느님의 말씀을 가장 많이 공부하고 수양한 종교인들이라도 인간의 본능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더 쉽게 말하면 사람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메세지를 전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군가에 대한 무조적건인 존경이나 믿음은 경계해야 한다, 그게 아무리 종교에 관련된 것일지라도.

유발하라리는 그의 저서 '넥서스'에서 과학이 위대한 이유는 철저한 검증을 거치기 때문이고 어떤 이론도 틀릴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한다고 했다.

그에 반해 종교는 그들이 믿는 신의 이야기에 한해서는 의문이나 의심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역사를 보면 신의 이름으로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고 많은 희생이 따랐다.

 신의 얘기는 그걸 전달하는 또는 기록하는 사람들에 의해 왜곡되게 마련이다. 그리고 종교적으로 아무리 높은 위치에 있더라도 그가 신은 아닌이상 여느 인간이 갖는본성과 욕구를 완전히 떨쳐버릴 수는 없다.

나는 교황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던 추기경이 적은 표를 확인하고 화를 내는 장면이나 수도자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먹고 콘클라베 운영을 마지막 임무로 생각하던 로렌스 추기경조차 거듭되는 후보들의 부정을 접하고 이후 투표에서는 고민하다 투표용지에 본인의 이름을 적는다.  

표를 얻기 위해 추기경 자리를 매수하거나 고유성을 따지며 다른 지역 출신들을 배척하거나 로렌스처럼 결국에는 본인만이 정당한 후보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추기경들을 보니 정치인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어지러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릴 수 없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고 강하게 믿는 대통령 후보자나 공천을 사고파는 국회의원들, 첨예한 지역감정 등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가 부족함을 언제든 과오를 범할 수 있는 나약한 존재임을 항상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에는 예외가 없다.

이를 인정할 때 우리는 남의 생각을 귀기울여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공감한다면 맹목적인 비난이나 배척을 사라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아무리 도덕적이고 훌륭해 보이는 사람, 혹은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도 맹목적으로 신뢰하거나 그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를 하지는 말아야 한다. 우리와 동일한 인간인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가 흠결이 전혀없는 사람일꺼라고 생각하는거 자체가 모순이다. 그래야만 사이비종교도 사라질테니까

 

다소 지루할까 걱정했었는데,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어찌보면 꽤 단순하거나 클리셰처럼 여기질 수 있는 스토리를 배우들의 연기와 더불어 인간의 욕망을 잘 녹인 등장인물들로 인해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아카데이마 이 작품에 각색상을 안긴 이유지 않을까.

가볍게 보긴 어렵지만 추천할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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