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습관처럼 SNS를 훑어보다가 마음에 꽂힌 문장이다.
마케터겸 작가인 이승희님이 조선일보에 기고한 '내 다정함의 총량을 키우는 법'이라는 칼럼인데
요즘 내가 겪고 있는 상황에 내용이라 만퍼센트 공감이 갔다.
'다정함이나 진정성은 태생이고 성향이라 믿었지만, 나에겐 총량이 있는 무언가였나 보다 싶었던 하루.
정작 현실에선 체력이 태도가 되어 살짝 차가운 사람이 되는 것 같은 요즘. 성숙함이 나이를 따라오지 못할 땐 운동을 하자"
한 작사가의 SNS에 '다정함의 총량'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라고 한다.
성숙함이 나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말이 슬프게 다가왔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에너지가 딸리면 이성보다는 감성적, 아니 본능적인 반응이 튀어나간다.
파충류의 뇌가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이와 에너지 레벨은 반비례하니 성숙함을 보여주기가 힘든거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체력을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정신력이 중요하다 말을 하지만 90분간 온 에너지를 쏟아붓는 축구와 1~20년 지속해야하는 직장생활은 다르다.
제아무리 열정이 넘치더라도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때를 맞이하게 된다.
나 역시 일주일 내내 아침 6시 20분 출근버스를 타고 밤 11시20분 퇴근버스를 타던 시절이 있었다.
다들 그렇게 일했고, 다행히 체력이 받쳐주던 시절이라 특별히 불만이 없었다.
몇 년간 그런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스스로 대견해했고 동료들과 밤늦게 회사 한구석에서 사발면을 먹을 때면 왠지모를 전우애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때는 미처 몰랐다. 그게 영원하지 않으리란 걸. 요즘 말로 몸을 갈아넣고 있었다는 걸
어느 시점이 되니 야근을 한 다음날 오전에는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전날 조금이라도 술을 마시거나 늦게 자면 피로감이 열정을 잡아먹는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그냥 그렇구나..좀 서글퍼지면 그만이다.
그런데 관리자가 되면서부터 체력이 감소되면 나도 모르게 삐져나오는 까칠함이 당황스러웠다.
친절하게 피드백해줘도 듣는 입장에서는 불편한데.. 내 안의 짜증을 억누를 에너지가 고갈되어 의도치 않게 말투에 날이 서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후회와 미안함에 자신을 질책하며 감정을 소모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승희님은 칼럼에서 감정으로 인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체력을 키우고 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일을 한다는 거에 깊이 공감한다. 나의 능력과 한계를 명확히 아는 것, 메타인지가 중요하다)
둘째, 머리를 맑게 해야 한다.
셋쨰, 누군가의 호의를 곧이곧대로 받을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
작가의 말처럼 좋은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운동으로 체력을, 명상으로 마음의 그릇을 키워야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친 마음을 일으킨 걷기 - 걷기 예찬 (2) | 2021.05.21 |
---|---|
꿈 중독 (0) | 2021.03.04 |
클럽하우스 체험기 (0) | 2021.02.18 |
기다리는 설레임, 책발전소 북클럽 (0) | 2021.01.27 |
부자아빠, 치매엄마_씁쓸한 광고 후기 (0) | 2021.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