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오브인터레스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Zone of Interest ; 악의 평범성을 이렇게 냉정하고 한편으로는 격렬하게 표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또 나올 수 있을까?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었을 때는 그저 놀라웠다.유대인 학살을 일으킨 사람이 너무 평범한 사람이었고, 그에 대한 죄책감도 별로 없다는 사실이.그동안 홀로코스트 영화는 수용소에서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해서 그들의 고통에 힘들어하고 악행을 저지를 대상에게 분노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런데 이 영화는 전혀 다른 문법을 사용한다.담장 넘어 수용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리들로만 간간히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대신 담장 안쪽 수용소 소령의 집과 가족의 너무나 평온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혼란이 빠트린다.이런 사람들이 - 가정을 중시하고 집을 가꾸고 웃고 떠들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다니.아니, 담장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