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을 통해 알게된 책, 라틴어 수업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채 저자가 우리나라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이자 카톡릭 사제였다는 내용만 알았는데, 책의 서문에 그가 2010-16년 서강대학교에서 강의한 초급/중급 라인터 수업을 정리한 거라고 적혀있었다.
언어에 관심이 많아 일어, 스페인어, 중국어를 조금씩 공부하기는 했지만 라틴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어서 반신반의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왠걸 예상과 달리 책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저자에게 빠졌버렸다.
책을 읽고 있지만 저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재현되면서 저자와 내가 둘이 앉아서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좋은 어른이 애정의 담아 아끼는 후배에게 전하는 말이랄까. 어른으로서의 권위나 이렇게 해야한다는 강요는 전혀 없이 후배를 응원하는 마음만 담겨있는 찐 조언이라 느껴졌다.
라틴어는 그저 거들뿐 로마의 역사, 철학, 생활상 등을 이야기하며 오늘도 다양한 문제와 고민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독자들에게 당신이 힘든 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잘 버텨내고 있다는 위로와 응원을 건네고 있다.
특히나 꽤 성실하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기위해 노력하면서도 그만큼의 결과를 못보고 있어 좌절과 회의를 왔다갔다 하고 있는 상황에서 힘이 되는 문장들을 많이 발견헀다.
책을 읽으면서 현재와 앞으로의 삶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당연히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과연 나를 위한 것이었을까, 남들의 잣대였을까?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 지금의 일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나에게, 나의 행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보다 근본적인 물음이라면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죽음을 앞두고 어떤 감정이 들까? 어떤 만족과 후회가 남을까?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중간중간 메모하며 책을 읽었다.
책장을 덮으며 메모한 부분들을 다시 읽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와 더불어 무엇보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바램이 생겼다.
저자는 책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주었다.
그렇게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작은 소망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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