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케팅

우리는 무엇을 팔고 있는가? 츠타야 창업자에게 배우는 마케팅

상품이나 서비스 혹은 커뮤니케이션 캠페인 등 무언가를 기획하는 것은 소위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어려운 업무 중 하나이다.

예산, 일정, 실현가능성 등 고려해야할 것도 많아 자칫하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고객. 모든 기획은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혹시라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라이프스타일 서점인 츠타야를 만든 CCC 대표인 마스다 무네아키의 책을 추천한다. 바로 지적자본론’. 자칫 제목만보면 무슨 사상 서적같기도 하지만, 그의 경영철학을 담은 책으로 매번 새로운 기획을 해야하는 마케터로서 곁에 두고 계속 읽고 싶은 책이다.

 

그가 생각하는 기획이란 고객의 삶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기획자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좋은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더라도 회사를 이끌어가다보면 자칫 매출과 수익에 매몰되기 쉽다. 회사에서도 회사를 위한 것과 고객을 위한 것은 서로 대치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케터로 적지 않은 시간동안 일하고 공부한 나로써는 고객에서 출발하고 고객을 위한 것이 궁극적으로는 회사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감한다.

 

사실 마쓰다 무네아키를 알게된 것은 몇년 전 '퇴사준비생의 도쿄'라는 일종의 트렌드 관련 책에서 본 츠타야라는 서점 때문이었다. 일본 여행은 종종 갔지만 내가 본 츠타야는 동네에 하나 있을법한 그저 평범한 서점이었다. 책과 DVD 음반을 팔고 빌려주는. 그런데 책에 나온 다이칸야마에 있는 츠타야는 서점의 개념을 뛰어넘는 소위 라이프스타일 스토어였고, 나는 비록 책으로만 봤을 뿐이지만 그 컨셉에 매료되었고 당장이라도 가보고 싶었다.

급하게 도쿄여행의 핑계를 만들었고 하루를 온전히 다이칸야마 츠타야에서 보냈다.

다이칸야마는 도쿄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동네였다. 약간 분당 같은 분위기랄까..? 은퇴한 부유층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고 했다.

해질녘의 다이칸야마 츠타야

 

츠타야 내부에서 창을 통해 바라본 반대편 모습

확실히 북적북적한 도심과는 다른 분위기로 여유가 느껴졌다.

다이칸야마 츠타야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독특한 도서 분류체계와 도서와 관련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함께 진열하고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일반적인 도서 분류체계에 따라 책을 전시하지 않고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고객의 관심사에 근거하여 분류한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코너에는 여행서적과 함께 여행관련 물품들 (캐리어, 파우치, 등등)을 판매하고 한켠에는 여행사 데스크가 들어와 있었다. 여행과 관련된 건 모두 한곳에서 끝낼 수 있는 구조이다.

이런 layout도 맘에 들었지만 전반적인 공간디자인이 좋았다. 서점 내 스타벅스가 있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식사를 하는 공간은 조명을 포함한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서 서점안에 있는게 아니라 독립적인 괜찮은 레스토랑으로 도 손색이 없어보였다.

내가 이 동네에 산다면 퇴근길에 자주 들르거나 주말에는 아예 자리잡고 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고객이 뭘 원하는걸 파악하고 그것을 실제로 구현해낸 확고한 철학과 추진력에 감동을 받았다.

다이칸야마 츠타야점은 일본에서도 이슈가 되었고 그 결과 모기업인 CCC는 일본 내 몇몇 지역 공공도서관을 맡아서 운영한다.

단지 수익만을 보았다면 이런 기획을 고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철저히 고객관점으로 고민하고 지속가능한 솔루션으로 찾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이다. 고객중심 철학과 고객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업의 개념을 넓게 확장해나간 것이 흡사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떠오르게 한다.  그도 '고객에 대한 집착'이라고 표현할만큼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 고객을 놓고 이것이 결국 긍정적인 선순환으로 이어지며 한편으로는 클라우드, 콘텐츠와 같은 비즈니스로 확장되었다.  나이로 국적도 사업의 scale도 다르지만 그 둘 사이엔 공통점이 느껴진다.

 

마케터, 상품/서비스 기획자라면 지적자본론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출처 : 교보문고 홈페이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