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른 플랫폼에 밀려 광고시장에서도 TV라는 매체의 매력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TV를 보더라도 광고는 skip하기 일쑤였는데, 작년 눈길을 끈 광고가 바로 시몬스 광고였다.
침대사진이 없는 침대광고. 광고는 자동차, 썬베드, 해먹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모델과 함께 Martin Garrix의 Summer Days라는 음악만 흘러나온다. 그리고, 후반부 풀샷으로 비춰질때 시몬스라는 글자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3편 정도가 variation되어 on-air 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포맷은 모두 똑같다. 단지 모델이 편안하게 쉬고 있는 장소만 다를 뿐. 올해 방송되는 Manners Maketh Comfort라는 광고도 좋지만 작년 처음 그 광고를 봤을 때의 놀라움은 잊을 수 없다.
저렇게 미니멀하게 광고를 만들어도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다는게..그래서 한동안 사람들을 만나면 그 광고 얘기를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 광고를 한번 보면 BGM과 SIMMONS라는 브랜드와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이라는 메세지가 뇌리에 박힌다.
사실 마케터로서 TV광고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데, 이렇게 세련되게도 만들 수 있구나 놀랬었다.
그러다 올해 광고가 바뀌고 나서 시몬스라는 브랜드에 대해 잠시 잊고 있었는데,
지난 주말 친구들을 만났다가 경기도 이천에 시몬스 팩토리움이라는 일종의 체험관 및 박물관이 있다는 얘기에 같이 방문하게 되었다. 그냥 광고 하나 잘 만들었구나 생각했다가 얼마전 성수에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가 있다는 기사를 보고 체험 마케팅도 하는구나 싶어 신기했다. 그런데 이천에는 시몬스 테라스라는 복합문화공간이자 라이프스타일 쇼룸이 널찍한 공간에 자리하고 있었다. 공장옆에는 매트리스를 종류별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과 매장, 하드웨어스토어, 카페까지. 고객은 자연스럽게 시몬스의 역사와 기술력에 대해 접하고 또 즐거운 체험까지 하면서 시몬스라는 브랜드에 대해 친근함과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

150주년을 맞은 오래된 브랜드임에도 요즘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드웨어 스토어에서 게임도 해보고, 나의 수면 스타일에 맞는 매트리스 type을 추천받아 직접 누워보기도 하고, 150년전의 매트리스가 어땠는지 시몬스의 역사를 둘러본 후에 마지막으로 IKOVOX 커피숍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야외에도 쉴 공간이 많이 준비되어 있는데, 비가와서 좀 더 여유있게 둘러보지 못한게 아쉽다.



사실 침대는 다른 가구와 마찬가지로 이사하 때 또는 결혼할 때와 같은 큰 이벤트가 아니면 관심을 갖기 어려운 아이템인데, 복합문화공간처럼 꾸며놓으니 왠지 매트리스를 바꿀 때가 온것 같다는 유혹이 강하게 들었다.
간신히 지름신을 막긴 했지만 다음에 침대를 바꾼다면 아마도 시몬스 매트리스를 선택할 것 같다.
고객이 원하는 걸 알고 있는 만큼 제품도 고객의 니즈에 맞게 제대로 만들었을꺼라는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별 관심이 없는 브랜드였는데, 작년 TV광고부터 시작해서 이런 오프라인 체험마케팅을 전개하는걸 보니 갑자기 경영진이나 마케팅 담당임원이 바뀌었나 라는 생각도 든다.
150년 넘은 브랜드도 이렇게 힙해질 수 있다니 한편으론 부럽고 한편으로는 반성이 되기도 한다.
나는 늘 내가 취급하는 아이템이 규제가 많아서 마케팅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왔는데...사람들이 별로 관심없어하는 아이템도 충분히 흥미로운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혹시 조만간 침대를 바꿀 계획이 있다면 가구점에 가기전에 시몬스 테라스에 한번 나들이겸 시장조사겸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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