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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와 커머스,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

2~3년 전쯤 콘텐츠 관련 세미나를 들은적이 있다.

NEW (next entertainment world)라는 곳에 근무하는 분이 강사였는데, 그분이 한 얘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업종에 관계없이 B2C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내용이었다.

마케팅 강의에서 SOW (Share of Wallet - 고객의 지갑 점유율 개념으로 M/S가 동종의 비즈니스간 점유율을 말한다면 SOW은 산업간 영역을 넘어선 보다 넓은 개념으로 불 수 있음) 이란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이제 점유해야되는 대상이 고객의 Wallet이 아니라 Time이 된 것이다.

커머스 업체가 고객의 시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쇼핑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언가를 사야할 때를 제외하고서도 해당 사이트에 방문해야할 꺼리를 제공해줘야 한다. 아마존이, 그리고 쿠팡이 콘텐츠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콘텐츠 업체는 어떨까? 비즈니스의 끝판왕은 커머스라는 말이 있다.

콘텐츠가 있고, 그를 통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으면 그들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판매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수익화 모델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2.5조원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무신사는 '무진장 신발이 많은 사이트'라는 이름의 블로그에서 시작했고 인스타그램을 비롯하여 핀터레스트 등 각종 SNS가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비단 이런 형태가 아니더라도 디즈니와 같은 전통적인 콘텐츠 기업도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때마다 각종 장난감, 의류 등 관련 기념품들을 판매해왔고,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음반이 나오거나 콘서트를 하게 되면 팬심을 자극하여 각종 굿즈를 판매한다.

최근 BTS의 굿즈를 보면 티셔츠를 떠나 각종 생활용품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중요한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는 무엇이든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커머스 기업은 콘텐츠로 콘텐츠 기업은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그야말로 산업간의 경계가 의미없어진 것이다.

이런 흐름에 큰 떡밥을 던진 기업이 있다. 바로 넷플릭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는 지난 11일 온라인 숍인 넷플릭스닷샵(Netflix.com)을 오픈했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고객의 시간 점유율을 늘려왔던 넷플릭스는 이제 인기 콘텐츠 관련 물품들을 판매함으로써 동영상을 보지 않는 동안에도 고객에게 콘텐츠와 관련된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드라마가 끝났어도 감동은 계속되는 것이다.

휘리릭 온라인 샵을 둘러보니 주로 티셔츠와 소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많이 보지 않는 탓에 눈에 띄는건 없지만 콘텐츠에 푹 빠진 고객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아이템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측면에서는 2억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서 더 양질의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추가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게 되었다.

 

단순하게 보면 결국 소비자의 시간을 빼앗고 그를 통해 추가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것인데,

콘텐츠 기업답게 넷플릭스는 이를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소비자제품 판매담당 부사장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와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 라고 말했다.

 

어느날 넷플릭스샵에서 '킹덤의 주인공'이 쓰고 나왔던 '갓'을,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나왔던 젤리괴물 모양의 젤리과자를 보게 된다면 매우 반가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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