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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금융

기대되는 디지털 손보사 3파전 - 캐롯, 카카오페이, 라이나

캐롯, 카카오페이에 이어 얼마전 라이나가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선언했다.

라이나는 미국 시그나그룹이 한국에 진출하면서 설립한 생보사로 이순재님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라는 광고로 유명하다. 광고를 통해 보험가입에 대한 상담신청을 받아 전화로 영업을 하는 TM채널을 통해 주로 보험을 판매해왔다.

주로 치아보험, 상해보험과 같은 단순하고 보험료가 많이 비싸지 않은 보험 (그래서 보장내역도 기본적인)을 중심으로 판매한다.

아무리 전문가와 상담을 한다고 해도 전화로 어려운 보험상품에 대해 설명을 듣다보면 지급 가입해야할까..? 갈등하고 가입을 미루는 경우가 많으니 보통 저렴한 보험료로 hooking 하기 위한 전략이다. 경제적 상황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1~3만원 수준으로 보장을 맞추는 셈이다.

라이나는 생보사 중에서도 유독 TM채널이 강하다. 한국 시장 진출 시 대부분의 생보사는 설계사를 통해 영업을 해왔지만 후발주자로서 마땅한 대안이 없어 TM에 올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한때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DB는 라이나를 거쳐갔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만큼 라이나가 DB 수집에 적극적이었고 이는 좋은 성과로도 이어졌다.

내부자의 말에 따르면, 한국이 유독 성과가 좋아서 본사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라고 한다.

 

최근 대부분의 회사에서 TM채널의 중요도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CM(인터넷을 통한 판매)이 활성화된 영향도 있고, TM채널의 기본은 DB인데 이미 왠만한 DB는 다 소진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리고 소비자 보호가 강화되면서 DB 수집/관리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고, 온갖 스팸전화에 시달리는 고객들이 예전처럼 보험사의 전화를 잘 응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보험 상담을 유도하는 광고가 많지만 상담선물을 노리고 전화하는 고객이 많다고 한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대면영업의 규제 (최소 1회 이상 대면 상담)에 대한 완화 움직임이 보이면서 TM채널의 필요성도 감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나가 꺼내 든 카드가 디지털 손보다.

이미 몇년전 생명보험에서는 CM을 도입했으나 생보 상품의 특성 상 CM 판매에 난이도가 있어 그리 잘 되지는 않는다고 전해들었었다. 생명보험의 메인 상품은 종신보험으로 보험료도 수준도 높고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것도 쉽지 않아서 설계사의 설득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CM은 그런 역할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생보사의 CM채널 성장이 더딘것이다.

그러나 손보는 상대적으로 자동차보험과 같은 의무보험도 있고, 운전자보험 등 단품형 상품도 있어서 더 CM에 적합하다. 이는 교보 라이프플래닛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디지털 보험사를 세운지 10년이 되가지만 여전히 시장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반면, 디지털 손보사는 상대적으로 역사는 짧지만 한화와 SKT라는 대기업을 등에 업은 캐롯도 있고, 1,800만 MAU라는 빵빵한 고객 base를 가진 카카오페이가 진출 예정으로 업계에서 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라이나의 디지털 손보는 업계 세번째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단기적으로 가장 좋은 성과를 내지 않을까 싶다.

보험 시장과 보험 고객에 대한 아주 잘 알고 있고, 게다가 단기간에 마케팅 가능한 기존 생명보험 가입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라이나의 디지털손보사가 어떤 상품으로 시작할지는 아직 알려져있지 않다.

캐롯은 퍼마일 자동차를, 카카오페이는 보험료가 저렴한 생활밀착형보험 (주로 보장기간이 짧은 일반보험)을 내세우고 있는데, 라이나는 인프라가 필요한 자동차보험이나 크게 돈이 되지 않는 저렴한 일반보험 보다는 자신들이 잘해왔던 1~3만원대의 상품을 주력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본사 시그나그룹의 메인 비즈니스인 헬스케어 서비스와 연계한 제대로된 건강증진형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사실 AIA를 비롯해서 최근에는 거의 모든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와 연동한 상품을 출시하는데, 대부분 걷기와 같은 단순한 건강관리 활동과 연계하는 수준이 대부분이고 또 눈에 띌만한 성공사례도 없다.

물론 규제탓도 있지만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경험도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본사의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정말 괜찮은 건강증진형 보험을 출시한다면 (특히 시니어 타겟의) 또 한번 보험시장에 바람을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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