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 거의 아이패드로 유튜브를 보면서 하루의 피로를 푸는데, 대부분의 광고는 스킵한다.
그럼에도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지 않는 이유는 마케터로서의 의무 (어떤 브랜드가 광고를 많이 하는지, 어떤 컨셉이 유행인지 등등 시장조사 차원)와 가끔씩 주목을 끄는 좋은 광고를 발견하는 기쁨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2~3년 전쯤의 시몬스 광고가 그러했는데, 지난 주말 스킵버튼을 누르지 않고 약 3분에 걸친 에피소드 5개?를 다 보게 만든 광고가 있다.
바로 김지석이 출연한 미원의 광고이다. '내 서사에서조차 나는...'이라는 카피는 조미료로써 음식맛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결코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조연으로서의 미원의 숙명을 위트있게 표현했고, 미원모양의 탈을 입은 김지석은 그런 안타까움과 억울함을 정극처럼 제대로 연기한다. 게다가 가수였던 경력을 살려 CM송인 러브홀릭의 '인형의 꿈'을 직접 부른다. 정말 열심히 불러서 더 웃기다.
'한걸음 뒤엔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댄 영원히 내모습 볼 수 없나요...'
B급 감성인데임에도 고퀄인 노래와 또 가사와 잘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웃음 포인트를 만든다.
망한 음식도 살린다는 미원이지만 MSG라는 이유로 싱크대 안쪽에 감춰져 있는 미원의 상황을 너무나 잘 그려냈다.
영상을 보자마자 검색해보니 여러 유머 사이트에 광고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웃기다, 스킵하지 않고 다 봤다..라는 평이 대부분)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미원이 65년동안 우리곁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흑백 사진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린다.
김지석이 머리에 빨간 핀을 꽂자 빨간 집게핀으로 묶인 실제 미원의 모습으로 바뀌는 화면도 빼놓을 수 없는 킬링 포인트다.
이게 매출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미원이라는걸 잘 모르는 젊은세대의 관심을 끄는데는 일단 성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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