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폴인 등 콘텐츠에서 마케팅이나 브랜딩 관련 아티클을 읽다보면 스몰 브랜드의 매장이나 힙한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는 모두 성수에 위치한다.
성수가 맛집으로 떠오른지는 꽤 되었는데, 그렇다보니 브랜드들도 고객을 찾아 성수로 몰려들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친구들 약속으로 성수에 종종 가지만 식사와 커피만 마시고 얘기하다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근처 팝업 스토어나 '오르에르'처럼 브랜드 매장을 찾을 시간은 없어 아쉬었다.
그래서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장소 몇곳을 메모한 다음, 친구를 꼬셔 아예 1박2일 성수 탐험에 나섰다.
'트렌드투어 + 호캉스 + 친구와 맛집탐험' 요 세개의 프로그램이 합쳐진 것이다.
다행히, 취향이 비슷한 친구가 흔쾌히 동행하여 집에서 30-40분 거리밖에 되지 않지만, 성수에 호텔을 잡고 나름 빠듯한 1박2일의 여행을 떠난 셈이다.
우리의 방문지는 다음과 같다.
- 볼꺼리 : LCDC / Dior 성수 / 오르에르 (포인트 오브 뷰) / 모나미 플래그십스토어 / 웨스 앤더슨 전시
- 먹거리 : 난포, 마블상회(고기), 나항 (베트남식당), 서울숲옆 콩나물국밥집 (아침 서울숲 산책 후 소나기를 맞닥뜨려 브런치를 포기하고 비를 피해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알고보니 맛집이었다, 우연이 제공한 행운)
- 카페/베이커리 : 카페 자그마치, Ephemera, Bueok (휴롬이 연 팝업 카페), Herge, 보마켓
- 계획하진 않았으나 방문했던 곳 : 아카이브앱크 (신발 브랜드 매장), EQL (온라인 T-shirts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Vunque (가방 브랜드 팝업)
호텔이 위치한 성수역을 중심으로 성수동 일대 (지하철로 따지면 서울숲역과 성수, 뚝섬, 건대입구역 근처)를 걸어다니다 보니, 정말 여행온 느낌이 살짝 들었다.
특히나, 이틀째 아침엔 눈을 뜨자마자 옷을 챙겨입고 서울숲으로 산책을 갔는데, 완전 여행의 기분을 내주었다.
사람들로 가득차던 서울숲이 비가 올듯말듯한 휴일 아침 이른 시간이라 운동나온 동네사람들 몇명만 있을 뿐이었다.
여유있게 서울숲 곳곳을 산책하다보니 기분도 상쾌하고 전날 식당과 카페를 누비며 잔뜩 먹은거에 대한 죄책감도 사라지는 듯했다.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소나기를 만났는데, 우산이 있어도 소용 없을 정도로 비가 쏟아져서 일단 비를 피하기 위해 문이 열린 카페를 찾고 있었는데, 어느 골목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있는게 보였다.
알고 보니 그 앞이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다행히 2인 자리가 나서 식당으로 들어가 비도 피하고 따뜻한 콩나물 국밥으로 완벽한 아침식사도 하게 되었다.
사실 여행의 묘미는 이런 것이다. 계획을 무산시키는 돌발상황, 그런데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행운.
계획했던 브런치 카페는 가지 못했지만 비오는 아침에 너무 잘 어울리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모레성수, 슬로우파마씨(식물매장), 해피어마트(문구점), 덴마크에디션 쇼룸 (Tea매장) 등 계획했지만 시간 부족으로 방문하지 못한 곳이 몇개 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1박2일이었다.
다음에 또 성수를 방문해야할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이번 성수 나들이로 코로나로 인해 잊고 있던 여행세포가 다시 깨어났다.
그래, 나는 이런 낯선 도시, 낯선 동네의 골목을,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하는 소박한 식당과 카페, 매장을 발견하고 경험하는 즐거움을 사랑한다.
사실 트렌드워칭이 주목적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냥 성수 여행이었던 셈이다.
뭐 어찌됐든 이틀의 시간을 충분히 즐겼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다음엔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미리 리스트업 해서, 팝업스토어만 따라잡기를 해보려고 한다.
성수에는 아직도 볼게 많이 남아서...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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