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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서점 나들이_책발전소 위례

지난 일요일 책발전소 위례점을 방문했다.

한때 서점 구경하는걸 좋아해서 대형서점이 아닌 동네서점이나 독립서점 혹은 평범하지 않은 컨셉의 서점을 찾아다니다가 몇년전 최인아책방을 끝으로 흐지부지되었었다.

그러다 몇주전 오키로북스의 팝업스토어 방문 이후 작은 서점의 재미를 다시 발견해 다시 서점투어를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첫 목적지로 택한 곳이 책발전소이다.

당인리, 위례, 광교 세곳 중 고민하다가 가장 덜 번잡할 것 같은 위례로 향했다.

책발전소 위례는 아파트 상가 2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신도시안에 자리잡고 있고 주인장이 유명하기도 해서 사람들도 북적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한산했다.

출입문 (발전소라는 느낌에 맞춘 인테리어 같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상진님의 입간판이 보인다

상가 서점 치고 규모가 꽤 컸다. 내부에 들어서면 책의 진열공간은 비교적 작았고 대신 다양한 형태의 테이블들이 충분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어 서점 보다는 북카페의 느낌이 강했다.

동네서점이든 대형서점이든 서점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에 들어가면 바닥부터 천장까지 꽉 짜여진 책장과 테이블에 책이 빡빡하게 진열되어 있어 답답하거나 때로는 위압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 곳은 책이 주인공이 아닌 책을 읽는 사람들이 주인공인 공간처럼 느껴졌다.

진열된 책은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과 차이가 있었고 그렇다고 독립출판서점 중심도 아니었다. 다분히 주인장의 취향이 녹아들어간 동네서점의 느낌이랄까.  그렇다. 동네서점과 카페가 결함된 모습이 가장 적합하겠다.

 

일요일 오전이었지만 동네주민이라고 느껴질만한 편안한 차림의 중장년층이 많았고, 노트북을 켜고 공부나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보통 유명한 카페라고 하면 친구끼리 와서 사진을 열심히 찍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기는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

 

책방 주인장인 김소영, 오상진 부부의 추천도서가 짧은 추천메모와 함께 진열되어 있었고 책발전소 위례점의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형서점에서였으면 주목하지 못했을 책들이라 반가웠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 별도 코너로 마련되어 있던것도 특이했다.

또한 책 전시대 옆에는 아기자기한 문구류들도 판매하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사실 갈때는 서점을 둘러보고 커피나 한잔 마시고 오려고 했는데, 서점의 분위기가 책을 읽고 싶게 만들어서 계획과 달리 책을 한권 사서 그 자리에서 2시간 정도 몰입해서 읽었다.

좀 과장되긴 하지만 다이칸야마 츠타야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다. 획일화된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주인의 취향이 담긴 책들과 독서와 관련된 소품들...그리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과 분위기.

퇴근 후든 주말아침이든 편한차림으로 걸어서 서점에 갈 수 있는 동네사람들이 새삼 부러웠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그리고 평소 즐겨 읽는 분야가 아닌 책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런 작은 동네서점, 독립서점에 한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알까? 나도 몰랐던 나의 취향을 발견하게 될지..

 

 

p.s. 내가 읽은 책은 제현주 작가의 '일하는 마음'이라는 책이었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책의 내용 중 선택에 관련된 부분에서 영화 '라라랜드'에 대한 얘기가 잠깐 나오는데 그 부분을 읽을 때

카페에서 라라랜드의 OST가 흘려나오는 행운까지 누릴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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