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한지민 남주혁 주연의 '조제'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깊은 울림을 줬던 원작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라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원작 일본영화가 떠올랐다.
10여년전 한창 일본영화에 꽂혀있을 때 보았던 많은 일본 영화중 하나였고
오래전이라 대략적인 스토리와 몇몇개의 단편적인 장면들만 남아있지만
나에게 엔딩이 인상적인 영화 중 하나이자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매우 솔직하게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두고 누가 더 아깝네, 누가 더 사랑하는가를 따지는 것은 어리석지만
사랑을 떠나 인간과 인간이 만나서 서로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런데 조제라는 영화의 남녀는 딱 그런 관계다.
마치 햇빛을 받지 못해 맘껏 피어보지도 못한 골목 한켠의 풀꽃이
누군가가 햇빛을 막던 커다란 쓰레기통을 무심코 발로 차서 저멀리 치워버리는 바람에
그늘이 양지로 바뀌면서 활짝 피어나는 것처럼..
서로에게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기억으로 남지만, 그 시간들로 인해 세상밖으로 나갈 수 있는...
힘들지만 꿋꿋이 살아갈 용기를 주는...
처음에는 그들의 헤어짐이 서운하기도 했다. 통속적인 얘기는 싫어한다 말하면서도 사실 그런 뻔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거다.
그런데 영화를 곱씹을수록 적합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찰나다. (물론 아닌 관계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들이 함께 보낸 시간은 그들앞에 놓인 긴 인생을 살아가는데 누구도 해줄 수 없는 역할을 해주었다.
어쩌면 처음엔 연민으로 시작했을지 모르나 진정 사랑했고 또한 서로를 둘러싼 조건을 떠나 서로를 존중했다.
살아가면서 그런 사랑, 아니 그런 만남을 한번이라도 경험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인생이었다고 말할수 있을 것 같다.
예고편을 보니 한지민과 남주혁이 제법 잘 어울린다.
코로나 때문에 극장에 가기는 부담스럽고, 넷플릭스에 올라오면 봐야겠다.
그리고 그 전에 원작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저릿해지면서도 따뜻해지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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