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한국야쿠르트가 사명변경을 발표했다. 창립 52년만에 야쿠르트라는 이름을 떼고 이제부터는 (주)hy가 되었다.
식음료에 한정된 기존 사업과 이미지를 뛰어넘어 유통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명과 함께.
야쿠르트는 전통기업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능동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는 모범사례라고 생각한다.
어렸을적 동네마다 베이지색 옷을 입고 큰 아이스박스 가방을 어깨에 둘러멘체 골목을 누비던 야쿠르트 아줌마 (프레시 매니저)를 기억한다.
아이스박스 가방이 밀고 다닐 수 있는 형태로 바뀌고 이후에는 코코라는 냉장전동카트로 발전했다.
한때 제일모직 디자이였던 정구호 디자이너가 프레시매니저의 복장을 디자인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이렇듯 야쿠르트에서 대표 상품인 발표유 상품과 더불어 이들을 판매하는 프레시매니저는 핵심 경쟁력이었다.
집집마다 편의점이 생기고 인터넷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이들의 역할이 축소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야쿠르트는 오히려 이들을 잘 활용했다.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배송원으로.
Hy도 급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하고 기존 판매하던 음료 이외에도 잇츠온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밀키트와 같은 반조리 식품이나 달걀과 같은 신선식재료를 판매하고 있고, 최근엔 CJ와 제휴, 판매 아이템을 확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타사의 경우를 보면 보통 채널간 conflict가 발생한다.
기존 세력이 힘이 세기 때문에 신채널이 제대로 런칭하기도 어렵고 설령 런칭한다해도 본격 확장에 어려움이 많다.
이에 반해, 야쿠르트는 이런 어려움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했다.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배송을 프레시매니저가 담당한다. 즉, 라스트마일 배송을 책임지는 것이다.
마침 프레시매니저는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 코코라는 배송차량부터 해당지역에 대한 완벽한 이해까지.
심지어 고객입장에서는 모르는 택배원 보다는 자주 접하는 프레시레이디가 더욱 친근하다.
사실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물류는 이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고,
전문물류업체의 몸값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며 이를 증명하듯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보면, 야쿠르트는 이미 아주 우수한 자체 물류체계가 갖춰져 있다. 그것도 까다로운 신선식품 분야에서.
이를 반영하듯, 지난 주주총회에서 hy는 향후 냉장카트(코코)를 기반으로 한 물류 비즈니스와 프로바이오틱스 개발 등 새로운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어찌보면 의도치 않게 시대적 흐름에 우연히 맞아떨어져 자칫 역사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었던 프레시매니저 채널이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것이다.
그동안 hy이 이 채널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 결과이다.
전동냉장카트부터 프레시매니저 찾기 앱, 페이시스템까지 꾸준히 고객관점에서 필요하고 편리한 기능을 추가해왔다.
앞으로 또 어떻게 이 채널을 활용해 나갈지 hy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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