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시장은 지금 가장 핫한 영역 중 하나이다.
꽤 오랫동안 네이버 중고나라가 대표적인 중고거래 사이트로 군림했는데, 이후 번개장터, 당근마켓이라는 앱 기반의 서비스들이 나오면서 제대로된 경쟁구도를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를 계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평소 중고거래를 하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집에서 뭐 팔게 없나를 궁리하면서 자주 들여다보니 SNS 못지 않게 자주 이용하는 앱이 되기도 했다. 뭔가를 팔고 사기 위한 목적보다도 그냥 궁금해서 들여다보는 앱.
물론 그러다가 무료나눔 등 득템의 기회를 잡기도 하고
지난 글에서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3객의 간단한 비교글을 적었었는데 (URL 삽입)
최근 당근마켓과 번개장터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이미 2천만명이 넘는 가입자와 주간 이용자수 천만명을 돌파하고 최근 1,789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여
기업가치 3조원을 넘긴 당근마켓은 하이퍼로컬이라는 컨셉하에 중고거래 이외의 로컬기반 비즈니스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엊그제 간편결제시스템인 당근페이를 제주도에서 첫선을 보인데 이어, 얼마전에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동네상점과 주민의 연결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하이퍼로컬이라는 컨셉은 고객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한두집 건너면 알만한 사람이기 때문에 보다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하이포로컬 업체인 넥스트도어는 미국 가정의 1/3이 서비스를 이용중이며, 기업가치가 약 5조원에 달한다고 하니, 충분히 성장 가능성 있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번개장터는 '취향'이라는 키워드를 잡았다.
고객기반에서는 당근마켓에 선수를 뺐긴 번개장터 입장에서는 영리한 포지셔닝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쇼핑앱들 속에서 주로 이용하는 앱은 가장 저렴하거나 빠르거나 혹은 내 취향의 상품들이 있는 곳이 아닐까.
특히, 취향이라는 것이 반영되는 순간, 가격이나 편의성 등의 불만족은 어느정도 감수할 수 있게 된다.
이 키워드에 맞게 작년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과 진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덕후들의 관심을 끌었다.
( * 송호준 X 번개장터 프로젝트 : 2013년 세계 최초로 개인 제작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주목 받은 송호준 작가가 세계일주를 하기 위한 요트를 사기 위해 자신이 좋아했던 모든 것을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 판매)
그리고 올해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취향을 공략한다.
지난 2월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 오프라인 공간 'BGZT lab (브그즈트 랩)'을 오픈한데 이어 10월에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2호점을 오픈했다. 대표적인 덕질 아이템인 한정판 스니커즈를 전시하여 덕후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번개장터는 자신들이 어떤 타겟층을 겨냥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각자의 포지셔닝을 정한 후 커뮤니티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커뮤니티가 단단하면 고객을 lock-in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이 얼마전 '남의집' 이라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번개장터가 작년에 국내 최대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콘텐츠 → 커뮤니티 → 커머스로 이어지는 Customer Journey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이들이 각자의 포지셔닝 하에서 어떻게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수익화를 해나가는지 지켜보는 것은 향후 중고거래 비즈니스의 미래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들이 명품 이커머스 앱들처럼 똑같은 얘기를 하면서 경쟁하지 않고 각자만의 색을 정해서 그걸 뚜렷하게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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