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쉽게 읽는 금융

보험료 차이 원인 : 갱신형과 비갱신형

개인적으로 보험만큼 고객친화적이지 않은 상품이 없다고 생각한다.

백장이 넘는 약관은 읽어도 도통 무슨 내용인지 알수가 없다.

이쯤되면 회사가 일부러 고객이 이해하지 못하길 바라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내가 처음 건강보험을 가입할 때 제일 헷갈렸던 것 용어 중 하나가 갱신, 비갱신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보험 용어가 일본에서 쓰는 한자용어를 그대로 들여와서 우리가 쓰는 일상용어와 괴리가 있는 것 같다.

마치 예전 대학 전공서적 번역본이 너무 어색해서 읽어도 무슨내용인지 이해하거 어려웠던 것처럼.

그래서 업계에서는 당연하게 쓰는 말들이 사실 고객들에게는 외계어처럼 들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보험을 가입하다보면 상품이나 담보명 앞에 갱신 또는 비갱신이란 단어가 붙는 경우가 있다.

쉽게 말하면 갱신형은 정해진 주기 (1년, 3년, 5년, 10년, 15년 등) 내에서는 보험료가 동일하지만 갱신시점에는 나이에 따른 위험률 그리고 보험금이 청구된 기록에 기반한 해당 담보의 사고금액 등이 위험률에 반영되어 보험료를 재산정하게 된다.

대부분 담보의 위험률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쉽게 나이가 들수록 병에 걸리는 확률이나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갱신형은 갱신시점에 보험료가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얼마나 올라갈지를 가입시점에는 알 수 없다는 것.

물론 그렇지 않은 담보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올라간다고 보는게 편하다. 대표적인 갱신형 보험상품은 실손의료비보험으로 매년 보험료가 바뀐다.

 

반면 비갱신형은 보험료 인상 없이 납입기간 내내 보험료가 동일하다.

보험사에서 위험률 변동을 감안하여 보험료에 미리 반영해놓기 때문에 가입시점에는 갱신형보다 보험료 비싸다.

보험사에서 위험률 변동을 얼마나 보수적으로 했냐에 따라서 갱신형과 비갱신형의 보험료 차이가 결정된다.

어차피 예측의 영역이기 때문에 아무도 모른다.

 

어떤 상품은 100% 갱신 또는 비갱신 담보만으로 구성되기도 하고, 어떤 상품은 갱신과 비갱신 담보가 섞여 있기도 하니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갱신 상품인줄 알고 가입했는데, 일부 담보가 비갱신이라 보험료가 오른다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그럼, 둘 중 어떤걸 가입하는게 좋을까?

정답은 없다. 다만 나의 재무상황을 고려해서 더 적합한 것을 골라야 한다.

 

향후에 보험료가 얼마나 올라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싫다면, 당장은 보험료가 좀 비싸더라도 내야할 앞으로 내야할 보험료를 알 수 있는 비갱신형을 선택하면 되고,

미래에 내 소득이 계속 올라갈 것 같은데 당장은 보험료를 최대한 줄이고 싶다면 갱신형을 선택하면 된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본인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건 본인이기에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은 어렵고 재미도 없다.

그러나 하나씩 알아가다보면 보험사나 설계사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