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을 가입할 때, 설계사들은 수십개 되는 담보들로 구성된 상품을 빠른 속도로 설명하면서 우리의 혼을 쏜 뺴놓은다.
그러면 어느새 우리의 뇌는 의사결정을 포기해버리고 설계사에게 선택권을 넘겨준다.
뇌는 나름 효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바로 전문가의 말을 믿는 것.
문제는 모든 설계사가 전문가는 아니고, 그렇다고 항상 우리의 편은 아니다.
아니 설계사 입장에서는 순수하게 우리를 위해 상품을 추천할 수 있지만, 그게 우리에게 최선이 아닌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내가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어렵고 귀찮더라도 보험에 대한 기본용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설계사에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 담보 설명을 듣다가 꽂히게 되는 얘기 중 하나가 만기가 되면 얼마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이 담보는 얼마, 이 담보는 얼마...내가 내야하는 보험료에 대해서만 듣다가, 내가 돌려받는다니 귀가 쫑긋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신차리시라. 세상엔 공짜가 없다.
내가 돌려받는다는 건 그러기 위해서 내가 돈을 더 낸다는 뜻이다.
보험사에서는 이것을 적립금이라고 말하고, 이렇게 만기때 적립된 금액을 한꺼번에 돌려주는 상품을 만기환급형 상품이라고 말한다. 만기환급금을 받기 위한 적립보험료는 내가 매달 내는 보험료에 포함되어 있다. 적금처럼 내가 낸 돈을 만기 때 한꺼번에 돌려받는 개념으로 적립금에 대한 이자는 공시이율을 기반으로 책정한다.
은행에 예금하는 대신 보험에 가입하면 목돈까지 마련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보험사는 이 적립금에 대해서도 사업비를 차감한다. (사업비란 보험사가 보험을 팔기위해 지출하는 비용을 말한다.) 그래서 내가 낸 원금에 공시이율 기반의 이자를 반영한 금액만큼을 돌려받기는 어렵다. 게다가 사업비는 가입 초기에 많이 떼기 때문에 만약 내가 가입 후 몇 년 이내에 보험을 해지한다면 그동안 낸 적립보험료 원금에 한참 못미치는 금액을 돌려받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보험은 저축성 상품이 아니다. 혹시 모를 사고나 질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목적에 충실하게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설계사는 왜 만기환급금이 있어 보험료가 더 비싼 상품을 추천하는 걸까?
하나는 본전생각을 하는 고객들 때문이다. 만기환급금이 있으면 막연히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보상심리가 아닐까 싶다.
다른 하나는, 설계사의 의향이다. 설계사는 대개 보험료 기반으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고객이 어느정도 지불 여력이 있어보이면 최대한 보장을 많이해주고 환급금도 있어서 보험료가 높은 형태로 제안하게 된다.
물론, 만기환급금이 있는게 무조건 나쁜건 아니다. 내가 만기때까지 보험을 절대 해지하지 않을 자신이 있고 10년 혹은 20년, 30년 후에 목돈이 필요하다면, 보험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가족이나 친구가 물어보면 나는 목돈은 예금이나 펀드, 주식과 같은 투자상품으로 준비하고, 보험은 만약에 발생할지 모를 사고나 질병에 대비하는 목적으로만 가입하라고 얘기해준다.
물론 최종 판단은 그들 몫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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