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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좋아 ; 마초의 사춘기

지난겨울 동네 꽃집을 찾아 상담 후 약 한달 후 2개의 반려식물을 입양했다.

스텔라 (a.k.a 몬스테라)와 샤이니 (a.k.a 문샤인).

친희 가수 이름으로 이름도 지어주고, 사장님이 얘기해준대로 한달에 한번 달력에 표시해가며 물을 주었다.

안타깝게도 스텔라의 커다란 잎사귀 하나는 한달을 넘기지 못하고 말라버렸고, 신기하게도 세달쯤 후에 돌돌 말렸던 새잎이 일주일동안 조금씩 펴지더니 연초록의 자그마한 새잎이 자랐다.

처음 입양했을 때처럼 애지중지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 나올 떄, 퇴근하고 들어올때 가장 먼저 눈길이 간다.

그리고 요즘, 그야말로 환상적인 날씨에 무엇보다 내 눈을 끄는 것은 길거리의 초록초록한 나무들이다.

초록에 얼마나 다양한 종류가 있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싱그러움과 생명의 느낌은 나무를 따라갈 수 없다.

유독 꽃보다 나무의 초록을 좋아하던지라 이런 시기는 나에게 완전 충전의 시기다.

바람에 흔들리며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나뭇잎들을 보고 있으면 그 어떤 예술작품을 보는 것보다 마음이 행복해진다.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다.

식집사에 접어든지 몇달밖에 안됐지만 원래 나무를, 식물을 좋아했다는걸 말하고 싶었다.

이렇게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거나 조만간 식물을 더 입양할 계획은 아직 없는 정도의 관심인데 어제 폴인 세미나를 보면서 마음이 달라졌다.

또박또박 말하는게 인상적이었던 김광수대표

어제 세미나는 플랜테리어에 대한 주제로 '마초의 사춘기'라는 업체에 대표가 강의를 했다.

여성스러운 플로리스트의 이미지를 탈피하면서도 식물을 가꿀 줄 아는 섬세함을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 네임을 찾기 위해 10개월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마초의 사춘기'.

이름은 다소 장난스럽지만 그들의 포트폴리오는 결코 가볍지 않다.

더현대서울,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 크래프톤 오피스 등 입소문이 났던 공간들을 연출했다.

B2B 비즈니스로는 식물을 활용한 공간연출(플랜테리어)과 이후 관리까지, 그리고 B2C 비즈니스로는 가든 어스(Garded Earth)란 브랜드로 일반고객 대상으로 식물을 추천하고 판매,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가든 어스는 호텔, 라이브러리, 스테이션, 플랜트랩 등 컨셉이 모두 다른 매장으로 운영한다.

가든 어스 론칭의 시작은 플렌테리어 작업 후 일부 식물을 버려달라는 요청 떄문에 생겼다고. 반려동물을 버리지 않는것처럼 반려식물도 쉽게 버리면 안된다는 책임감으로  '식물순환'을 모토로 플랜트 스테이션을 통해 식물 중고거래도 시작.

식물을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서 관심을 높여 사람들이 식물과 더 친해지고 식물이 하나의 문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이들의 시도가 어느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먹혔다.

당장 주말에 가장 가까운 플랜트 호텔이나 플랜트 스테이션을 찾아 식물을 하나 추가로 입양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2보다는 3이라는 숫자가 안정적이니깐.

 

마초의 사춘기 김광수 대표는 프랑스 랑방과 구호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가 창업.  옷을 디자인하는 대신 식물로 공간을 디자인 하는 것으로 직업을 변경한 케이스.

요즘 스몰 브랜드들을 보면 너무나도 비즈니스들이 다양해서 흥미롭다.

그리고, 대부분은 생각에 그치고 말 것을 계획하고 직접 실행하고 갖은 고생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어엿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시킨 창업자들이 너무 대단하다.

 

회사 대표가 디자이너 출신이라 그런가 홈페이지 디자인도 감각적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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