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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취향의 파편화에 따른 편집샵의 활성화

지난 주말 성수동에 다녀왔다.

그동안 약속 때문에 성수에 간적은 종종 있지만 주로 밥먹고 차마시는게 전부고 주변을 둘러볼 기회는 없었는데,

뉴스레터나 아티클을 보면 웬만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나 브랜드 스토어가 성수동에 위치하고 있어 한번쯤 작정하고 둘러보고 싶었는데,

지난 주말을 기회로 삼았다.

이틀동안 친구와 리스트업 해놓은 장소들을 도장깨기 하듯이 하나하나 방문했다.

그러면서 느낀 점, 보통 랜드마크 같은 건물이나 공간이 있으면 항상 유명 브랜드가 입점하곤 했는데, 

유독 성수동에는 편집샵이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곳이 복합문화공간인 LCDC. 2층은 동일명의 편집샵이고 4층은 아예 small brand들의 작은 개별 매장들이 모여있었다.

편집샵의 개념을 가장 대중적으로 알린게 10 corso como가 아닌가 한다.

그전에도 백화점이나 압구정 인근에 의류 편집샵들은 많았지만 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해외 브랜드들을 취급하다보니 대중화되진 않았는데 

10 corso como는 자체가 브랜딩이 되면서 이쁜것들이 많이 모여있는 매장으로 유명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유독 최근에 편집샵들이 많이 보인다.

비단 정식으로 매장을 갖지 않은 해외 브랜드들을 위한 편집샵들도 많지만 국내 스몰 브랜드들만의 편십샵들도 많고, 

게다가 의류나 액세서리 뿐 아니라 문구들을 취급하는 편집샵들도 눈에 많이 띈다.

이렇게 편집샵들이 많아지고 문구처럼 새로운 카테고리의 편집샵들도 생겨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소비자들의 취향이 아주 세분화된 결과인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취향을 대응해주는 브랜드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고.

옷도 캐주얼, 정장, 명품..이런 정도 구분의 취향이었다면 캐주얼 중에서도 스웻셔츠 카테고리로 좁혀들어간다. 

문구만 보더라도 '포인트 오브 뷰' 처럼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취향의 문구 및 소품을 취급하는 브랜드가 있는가하면,

오롤리데이처럼 귀엽고 유쾌한 그리고 컬러풀한 디자인을 내세우는 브랜드도 있다.

이렇게 고객의 취향이 파편화되니 하나의 취향을 담은 공간에 비슷한 분위기의 의류, 소품, 문구, 향수 등 여러카테고리의 상품들을 취급함으로써 큐레이션의 역할을 하게된다.

과거 편집샵의 경우, 특정 카테고리 하에서 다양한 분위기의 브랜드들을 진열해놓아서 여러 취향의 고객들을 다 대응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카테고리보다 취향이 우선시 된다. 한 매장에 친환경 소재의 편안한 의류와 비건 화장품, 천연소재로 만든 접시나 방향제, 침구 등 특정 취향의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아이템들을 다 모아놓아서 고객의 체류시간을 증가시키고 객단가를 높이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매장 저매장 돌아다니지 않고 한 곳에서 여러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 있는 편의성도 얻게 되고. 내 취향의 물건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서 일종의 힐링을 경험할 수도 있다.

 

브랜딩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브랜드는 어떤 취향의 고객들을 타겟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대중적인 상품을 취급하더라도 특정 취향의 페르소나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최소한 해당 취향의 고객들과라도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려하간 아무도 대응할 수 없다.  무색, 무취, 무취향의 브랜드. 어느 누구에게도 어필할 수 없는 브랜드가 되고 만다.

모든 고객을 상대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객들은 우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우리 브랜드가 가져가야할 색깔을 정하고 그에 집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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