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고

브라이언 해어와 바네사 우즈가 집필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오랜만에 연락된 과거 와인 모임 멤버가 독서모임 초대를 했다.

한때 업무로, 출장으로 와인마실 일이 많아서 제대로 공부해보고자 3년 정도 열심히 다니다가, 워낙 알코올에 취약한데 점점 체력까지 딸리면서 부담을 느껴 참석을 못하게 된게 벌써 10년이 넘었다. 

오랜만의 연락이 반갑기도 했고, 독서모임은 평소에도 꾸준히 하고 있어서 수락했다.

그렇게 읽게된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사실, 어떤 책인지는 몰랐지만 제목이 끌렸다.

올해 초 한동안 나의 고민이 '다정함' 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일하는게 아니라 사람들을 이끌어 일을 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 나의 직설적인 화법과 급한 성격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로인해, 대화하는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러다 어느 칼럼에서  '다정함의 총량'이란 문구를 보았다.

누구에게나 다정함에는 총량이 있다. 그래서 그걸 잘 분배해야 한다. 내가 갖고 있는 다정함을 다 써버리고 나면 남에게든 혹은 내 자신에게든 까칠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

머리가 반짝했다. 내가 다정하기 힘든 이유. 누군가는 변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끔식 불쑥 튀어나오는 까칠함을 이보다 잘 설명해 줄 있는게 없었다.

다정함의 총량, 그리고 총량을 늘리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에너지 레벨을 높여야 한다.

내가 유독 남들의 싫어하는 부분 (무책임함, 나태함)이 심하게 거슬릴 때는 거의 100% 매우 피곤한 상태일 때다.

전날 원치않는 회식으로 과음을 했다거나, 감기나 장염 등 컨디션을 저해하는 소소한 병에 걸렸을 때, 또는 전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던 때..

그럴 때는 거슬리는 말이나 매너없는 행동을 참아낼 에너지가 부족해서, 표정이든 말투에 나의 기분이 묻어나게 된다.

에너지 레벨이 충만하면, 나쁜 기분을 마음속 깊숙이 밀어넣고 억지로라고 다른 생각을 하며 표정을 감출 수 있는데,

힘이 없으면 그럴 수가 없다.

이를 계기로 운동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일주일에 2번 PT를 받고 1~2번은 회사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한다.

항상 다짐만 하고 실천하기 어려웠던게 운동이었는데...다정함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래서 다정함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에 호기심이 생겼다.

책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아카데믹하다.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다정함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다양한 문헌과 실험을 통해 설명을 한다.

인간의 친화적인 속성은 협력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는 사회 연결망을 확장시켜 빠른 기술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유사한 유인원 중 가장 힘이 세거나 지능이 높지 않음에도 인류로 진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 편협한 다정함은 다른 집단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폭력성을 보여준다.

역사를 보면 이런 폭력성과 배타성은 결국엔 실패하고 말지만, 지금까지도 우리는 인식하지 못한채 나와 다른 사람들을 가르고, 우월성을 평가한다.  

이렇게 보면 편협한 다정함이 매우 극단적인 케이스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이런 현상은 직장, 학교와 같은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목격된다. OO지역 출신, OO대학을 나온사람들은 어떤 성향이 있다는 얘기를 요즘도 종종 듣는다. 대게 이런 얘기는 부정적인 측면을 얘기할 때 많이 나온다. 분위기나 환경에 따라 특정 성향이 조금 강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는 건 위험하다.

인류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했던 건 다양성의 힘이 크다.

 

다시 다정함으로 돌아와서, 다정함이 주는 힘은 생존을 떠나서 소소한 일상에서도 의미가 있다. 불필요한 상처나 오해로 마음쓰는 일이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정함을 유지하기 위한,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나처럼 운동을 해서 에너지 레벨을 높일 수도 있고, 봉사활동 등을 통해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간이 없다면, 일상 생활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그 사람의 장점을 3개 이상 찾아보려고 노력해도 좋다.

다정함은 스스로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따뜻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습관을 들여야, 두려움을 뚫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출처 : 교보문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