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노동자, 디지털노마드, 1인창업, N잡… 과거 프리랜서 혹은 알바라는 단어로 표현되었던 직업이 4차산업시대에 접어들어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데이터사이언티스트처럼 새로운 직업도 등장하는 반면, 직장의 형태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사업 또는 자영업을 하지 않으면 대기업에 고용되거나 아니면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밖에 없었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더라도 하는 업무 자체는 직장에 고용된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개인이 갖고 있는 재능 혹은 자산을 활용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예전보다 수월해졌다.
스터디파이, 숨고, 탈잉 등의 중개 플랫폼을 통해 우리는 공부를, 취미생활을, 창업을 위한 코칭을 받을 수 있다. 그 분야에 대한 공식적인 자격이나 굳이 없더라도 남들에게 알려줄 정도의 재능만있다면 수강생을 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들은 학원보다도 저렴하고 더 유연한 시간과 방법으로 배울 수 있다.
최근엔 한 유튜브 영상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지금이 단군이래 제일 돈벌기 쉬운 시대이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렵고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무슨말이냐 싶지만,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는 뜻이다. 유튜브, 구글만 검색하면 000하는 방법의 글과 영상 클립이 무수하게 나오니 틀린말도 아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가능하게 된 일등공신은 모바일 시대가 촉발한 다양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내가 관심있게 보고 있는 플랫폼 중 하나가 액티피비 플랫폼인 프립(Frip)이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마이리얼트립처럼 해외여행을 가서 보통 하프데이나 원데이로 즐기는 현지 가이드가 진행하는 짧은 여행 프로그램과도 흡사한데, 그보다는 활동의 범위가 훨씬 넓고 여행 프로그램도 있지만 그보단 고객이 살고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좀 다르다.
프립 이용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앱을 다운받거나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회원가입이나 소셜로그인을 한 후에 거기에 있는 다양한 일상관련 모임/클래스나 여행 프로그램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신청하면 된다. 만약 내가 호스트가 되어 모임이나 클래스를 개설하고 싶다면, 호스트 신청페이지를 통해서 5분만에 끝낼 수 있다. 호스트 등록 후 진행할 클래스를 등록하면 프립 매니저가 연락을 하고 오픈 및 모객활동까지의 과정을 지원해준다. 매주 수요일에 정산이 되며,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에서 약 20%를 제외하고 보내준다. 수수료 20%가 적은 비용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내가 클래스를 개설하고 홍보해서 고객을 모집하고 비용을 정산하는 모든 귀찮은 과정을 대행해준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엔 약 60억 가량의 시리즈B 투자로 받았다고 하니, 이러한 가치를 인정 받은 셈이다.



나는 지난 가을에 프립을 통해 ‘성북동 야경투어’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참여했었다. 혼자는 아니었고, 독서모임인 트레바리의 ‘체험독서’ 클럽의 일환으로 같은 클럽 친구들과 함께였다.
성북동 야경투어를 기획한 호스트는 그 지역에서 공익근무를 했던 경험을 살려서, 그 지역 토박이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성북동의 로컬 맛집, 골목마다 자리한 외국 대사관저와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 구비구비 작은 골목을 통해 어렵게 다다른 숨은 야경 스팟을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저멀리 남산타워와 서울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스팟에서 우리는 호스트가 준비한 맥주와 음료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2~3시간을 보내고나서 뒷풀이를 하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각자의 갈길로 흩어졌다. 그야말로 소위 ‘느슨한 연대’를 표방하는 취향공동체 모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성북동이라는 동네에 호기심과 매력을 느끼고 거기에 야경까지 보고싶은 사람들이 모였다가 짧게 그것을 즐기고 미련없이 쿨하게 헤어지는 거다.



그런데 만약 이런 플랫폼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걸 즐길 수 있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성북동에 사는 친구를 찾아 꼬시거나, 그런 친구가 없다면 혼자 인터넷을 뒤져서 스스로 루트를 짜고 같이 갈 친구나 지인을 섭외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귀찮기도 하고 속속들이 그 동네를 알지 못하기에 실패할 확률도 있다. 그리고 친구나 지인를 설득해야 하고 가능한 날짜도 서로 맞춰야 하고, 같이 가준 친구에 대해서 고마움도 표현해야 한다. 일종의 감정소비가 수반된다.
이런 귀찮음과 노력이 클릭 몇번 만으로 해결되니, 누구나 새로운 체험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클래식 키타를 한번 배워보고 싶은데, 덜컥 학원에 등록하긴 부담스럽고, 또 막상 해보면 생각과 달리 나랑 맞을지 안맞을지 모를 때 이런 플랫폼을 통해 먼저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호스트 입장에서는 내가 가진 소소한 재능을 활용해서 얼마든지 모임이나 클래스를 개설할 수 있다. 아마존처럼 셀러와 구매자를 연결시켜주는 오픈마켓에는 없는 상품이 없는것처럼 이런 플랫폼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웬만한 활동이나 취미와 연결된 모임, 클래스는 거의다 찾을 수 있다. 만약 없다면, 그것도 기회다. 나에게 관련 재능이 조금만 있다면 모임을 개설해서 어딘가에 있을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게스트를 모집하면 되니깐.
프립을 개설하는 호스트는 빵집을 운영하면서 추가적으로 베이킹 클래스를 여는 것처럼 해당분야에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참여했던 클래스처럼 다른 일을 하면서 주말이나 밤에 취미처럼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
52시간제 실시로 퇴근 후 시간에 여유가 생긴 지금, 나만의 재능을 활용해서 취미활동도 하면서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도 만나고 소소한 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볼만한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어찌 알겠는가,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인생의 제2의 직업이 될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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