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언급된 이후, 우리는 유행처럼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했다.
매경 시사용어사전을 빌리면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기술 및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을 통해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고 제품과 서비스가 지능화되면서 경제‧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혁신적 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기 떄문에 우리는 다양한 예측과 추측을 했고, 나 같은 기술예찬론자들은 (기술을 잘못이 없다. 다만 그 기술을 잘못 쓰는 인간에게 잘못이 있을 뿐) 그 변화가 기대되고 설레었고, 일부에서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사람들 – 주로 사회적 약자들 – 에게는 더 힘든 세상이 될꺼라고 했다. 그 증거로 자동화, 로봇기술 등으로 단순 반복작업을 하는 인간들의 자리를 기술과 기계가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마트 계산원, 운전기사(특히, 물류를 담당하는 대형트럭운전기사), 청소원 등등이지만 화이트컬러 직종에서도 퇴출될 직업들이 list up되기도 했다. 그 중에는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 약사 등 소위 돈 잘버는 전문직으로 알려진 직업도 꽤 있었다.
우리는 의례적으로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고 막연히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또는 적어도 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20-30년 이내에는 그런일은 없을꺼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며 곧 잊어버렸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는 자연스러운 변화의 속도를 뛰어넘게 만들었다. 우리는 강제로 온라인 수업을 받고, 강제로 온라인 쇼핑을 하고, 강제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는 처지가 되었다.
이는 기술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훨씬 앞당기고 있고, 이에 따라 그로 인한 어두운 면도 더 빨리 겪게 될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미국의 한 병원에서는 로봇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동에서 의료진들을 서포트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리도 다른 국내 기사에서는 급증한 온라인 주문을 대응하기 위해 밤낮으로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직원이 과로사했다는 뉴스도 들려왔다. 점심 떄 본 브런치 글에서는 새벽배송 노동자들이 인간의 신체리듬과 다른 생활패턴으로 힘들어하기 때문에 그동안 즐겨 이용하던 새벽배송을 중단해야겠다는 글도 있었다.
위 두 기사는 밤낮이 바뀌어 생활하는 노동자의 고된 삶을 이야기하고자 했지만 문득 나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 노동자들의 건강한 삶을 응원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지만, 그런 행동이 오히려 그런 일자리마저도 뺴앗는건 아닐까?
이미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서는 셀프계산대며 무인매장으로 계산원들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아마존과 같은 대형 유통들은 이미 물류센터 내 로봇의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다. 로봇은 24/7, 365일 쉬지 않고 일해도 지치지 않고,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자율주행이 일반화되면 새벽배송을 하는 트럭 운전자도 필요없고, 가까운 곳을 배송해주는 로봇이 집집마다 배달도 해준다. 이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배달의 민족의 자율주행 서빙 로봇인 딜리는 올 2월 기준 전국 12개 식당에서 시범운영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더 위협적인 것은 로봇은…코로나19에 감염되지도 않는다.
지난 주 미리 마커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예측한 ‘our new world’라는 보고서를 읽고 나니 생각이 많아졌다. 코로나19는 분명 변화의 속도를 강제적으로 앞당기고 있고, 우리 대부분은 제대로 준비도 못한 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실직한 많은 사람들은 이전 직장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직장이 없어졌을 수도 있고, 그 업무를 사람이 아닌 기계가 대신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건 어떤 공상과학영화보다도 현실적이면서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는 준비없이 변화에 직격탄을 맞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할까.. 그리고 나의 자리는 과연 안전할까..? 머리는 복잡한데 어느하나 선명하지 않다.
기술을 원망하지 않고 우리는 어떻게 변화에 성공적으로 올라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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