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에 티타임을 잘 안갖는 편인데...오늘은 작정하고 지난 주 입사한 동료에게 메신저를 해서 티타임을 가졌다.
급한일 이 없기도 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몇달이 훌쩍 넘어가 애매하게 어색해질 것 같아서 (매번 그러했듯이)
낯선 사람과 얘기하는 것은 여전히 어색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말을 건네고 다음 말을 생각해냈다.
그러면서 알게 되 사실, 간호사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스타트업에서 상담업무도 했다고 한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초창기에 합류해서 매뉴얼 작업부터 관련 오퍼레이션 업무도 했다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시작하는 사람을 존경한다. 기존의 하던 업무를 받아서 하는 것도 어려운데 인력도 리소스도 부족한 스타트업에서 핵심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그를 통해 많은 노하우를 얻었을까.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는데도 부러웠다.
나도 스타트업, 새로운 곳에 대한 로망이 있다. 물론 지금은 현실의 무게로 인해 꺾였지만 아직도 가끔씩 가슴속 무언가가 불끈불끈 달아오를 때가 있다.
7-8년전쯤 그룹에서 하는 신상품 개발 워크샵에 참석했을 때 정지훈교수님 포함 몇몇 강사들의 강연을 들으면서 기술로 인해 세상이 크게 한번 바뀔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뛰었다. 그 변화에 내가 조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이후 여러 외부 세미나와 강연들을 들으면서 스타트업 문도 몇차례 두드려보고 회사에서 새로은 서비스나 상품을 기획해서 제안하기도 했었다. 물론 실현된 것은 없고.
이후 내가 제안했던 아이디어들이 몇년 후 다른 회사에서 구현되는 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나의 제안을 덮은 사람들을 원망했지만 이후 기획을 실행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 역시 기획자의 역할이란 걸 깨닫고 나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그래서 새로운 동료처럼 기존에 하던 일을 하면서 저녁시간에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는 N잡러가 너무 대단해보인다.
누구나 생각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실행하지 못하는데, 문을 두드렸고 3년간 그렇게 일했고 그로인해 또다른 문이 열린 것이다.
이번에 입사하게 된 건 그의 스타트업 경험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나도 마음은 있지만 항상 피곤하다는 이유로 공부도 시도도 계속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누군가는 지금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너무 늦다고 말하겠지만 인생의 반이나 남았고, 나에겐 그동안 쌓인 경험과 지식이 있다.
돈을 많이 못 벌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면 즐겁고, 더 잘하고 싶고, 더 많이 하고 싶은 일
어쩌면 평생 그걸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이제 초초해하지 말고 호기심을 가지고 설레는 마음으로 찾자.
그리고 그런 자극과 나의 세계의 확장은 다른 사람과의 (특히, 익숙하지 않은 사람) 대화에서 비롯된다.
그러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피하지 말자. 노력해서 그런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로인해 나의 세계가 확장되고 경험이 다양해지고 지식이 쌓이는 것이다.
내가 아는 세상은 매우 한정적이란걸 잊지 말고, 새로움을 발견하는 기쁨을 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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