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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글을 쓴다는 것_GQ의 추억

글을 쓴다는것.
내 생각을 문장으로 풀어내는것은 멋진 일이다.

요즘은 독립출판에 대한 정보도 많고 책을 만들어주는 솔루션도 많아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책을 낼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마음먹고 시도해보면 만만치않다는걸 알게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한때 소설 한편 쓰는게 꿈이었지만 몇 번의 습작 시도 끝에 재능 없음을 뼈저리게 깨닫고 마음을 접었다.
그 이후부터는 글 잘쓰는 사람에 대한 동경이 더 커졌다.


한때 매월 잡지를 사던 시절이 있었다. 주로 미용실에서 온갖 종류의 잡지를 훑어본 후 마음에 드는 잡지를 하나 골라 직접 서점에 가서 구매했다. 한달에 한번씩 나에게 주는 소박한 선물이자 ritual같은 거였다
당시 주로 구매하던 잡지가 코즈모폴리탄. 사실 잡지라기보다는 패션, 뷰티 관련 사진집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그닥 꾸미기에 관심이 없던터라 관심이 시들해질무렵 연말 에디션 사은품으로 다이어리를 준다는 프로모션에 넘어가 구매했던 잡지가 있었다
바로 GQ.
남성잡지라는게 걸리긴 했지만 군더더기없이 심플한 다이어리가 너무 맘에 들어 그냥 다이어리를 산다는 생각으로 망설임없이 집어들었다.
집에 오자마자 다이어리만 꼼꼼히 살펴보며 뜻밖의 득템에 만족해하고 며칠 후 던져두었던 잡지를 펼쳐봤는데 왠걸 글이 눈에 들어왔다.
맨앞 chief editor의 인사글도 범상치 않았는데 중간중간의 기사들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뭔가 세련되며서도 따뜻한 느낌이라고 할까..? 심지어 제품 리뷰까지도 흥미로웠다. 그 이후 나는 매월 GQ를 샀다. 특히 다이어리를 주는 연말버전을 좋아했는데 아우디, 띠어리와 같은 잘나가는 브랜드들과 콜라보한 다이어리도 좋았지만 1년간 주목할만한 인물에게 주는 'Man of the Year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선정된 인물도 상투적이지 않았고 선정 이유 또한 위트가 넘쳐 TV에서하는 어떤 연말 시상식보다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GQ에디터들을 꼽자면 이충걸님, 장우철님, 차우진님이다. 거의 10년전이지만 이름을 기억하는건 그만큼 그들의 글에 공감했고 좋아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충걸 편집장이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직접 사서 읽어던 기억이 난다. 에세이 같은 소설로 기억하는데, '완전히 불완전한'이라는 제목마져도 그답다고 생각했다.
차우진 에디터는 트레바리에서 클럽을 검색하다가 클럽장으로 모임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역시나 실력자는 다들 알아본다.
장우철 에디터는 소식을 몰라 인터넷을 검색하니 재능은 못숨긴다고 책도 내고 브런치에 글도 쓰고 있었다.
마치 소식이 끊겼던 친구의 소식을 알게 된 것처럼 반갑다.
당분간은 그의 브런치를 보며 종종 옛 추억에 잠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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