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 찐 위기의식을 던져주었던 카카오페이가 드디어 보험업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는 기사가 났다.
지난 12/29일 금융위에 디지털손해보험사 예비인가 신청을 해서 그동안 말이 많던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이 시작된 것이다.
올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추진하며 보험사 본허가를 받게 되면 캐롯손보, 하나손보에 이어 국내 세번째 디지털 손보사가 된다.
그동안 그들만의 리그에서 나름 편하게? 비즈니스를 해왔던 보험사들에게 네이버, 카카오의 보험업 진출은 꽤나 골칫거리였다.
인슈어테크 기업들은 보험업에 작은 물결을 일으키기는 했으나 그게 다였고, 일부 디지털손보사는 아직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빅테크 기업의 경우는 다르다. 무엇보다 메이져 보험사의 2~3배에 달하는 이용자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어느 비즈니스 보다 고객 중심적이다.
네이버가 네이버 파이낸셜을 통해 중개/판매서비스 형태로 진입, 자동차보험 비교판매를 하며 보험사들에게 광고비 명목으로 과금하겠다고 하자 일부 보험사는 보험업의 리스크는 떠앉지 않은채 중개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 들어오는 네이버가 꼼수를 쓴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전면 승부를 꾀하는 카카오에 대해서는 보험업 경험이 전혀 없는 기업이 제대로 상품다운 상품을 만들까 의심한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사용자수를 가진 플랫폼이 보험을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예상하기 어렵기에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기사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인슈어테크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가며 보험에 대한 인식개선 및 보험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설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우선은 상품이 비교적 표준화된 자동차보험과 고객 접근성이 높은 단기/소액 보험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그들이 제일 잘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단기/소액 보험, 생활밀착형 보험은 상품은 보험업계에서도 수년간 얘기가 나왔던 상품이다.
인슈어테크를 시작으로 기존 보험사들도 줄줄이 미니보험을 출시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딱하나,
고객의 니즈를 모르는 것도, 그런 상품을 만들 수 없는 것도 아닌, 단지 보험사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탄탄한 판매채널을 통해서 몇만원~몇십만원까지 판매가능한 상품을 굳이 몇천원에 팔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위 설계사라 불리는 판매채널들은 보험료 기반으로 수수료를 취둑하기 때문에 저렴한 보험상품을 팔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객들이 아무리 짧은 기간 보장하는 저렴한 보험을 요구해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못느낀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편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클릭 몇번에 몇백원 또는 몇천원으로, 게다가 암호같은 상품설명이 아니라 직관적이고 쉽게 이해 가능한 단순한 보험상품을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의 진입은 보험사에게 큰 골칫거리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동안 시장의 흐름을 애써 부정해오며 과거의 성공방식을 답습해오던 보험사에게는 어쩌면 생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서서히 끓는 물의 개구리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뜨거운 물을 확 부어서 깜짝 놀라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통해 혁신을 하게 된다면 분명 기존 보험사에게도 그리고 보험업 전체에도 타 산업 못지 않게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카카오페이가 그 역할을 할것으로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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