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보험'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뭘까?
아마 보험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MZ세대는 이미지 자체가 없을 것이고, 40대 중반 이후의 사람들에게는 보험아줌마 즉 설계사가 떠오를 것이다.왜냐하면 우리나라 보험업의 성장을 견인한건 판매조직인 설계사였다, 그것도 보험아줌마로 불리던 여성설계사였다. 물로 2000년초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국내에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대졸 설계사들을 채용하면서 설계사 이미지에 변화가 조금 있긴 했지만.
다른 산업의 유통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그리고 옴니채널로 변해갈 때, 그리고 지역기반 직매장에서 급속하게 제판분리가 진행되면서 대형 aggregate형 종합몰로 그리고 다시 고객 체험을 목적으로 개성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거나 중간 단계를 생략한 자체 온라인몰을 갖춘 D2C로 변해갈 때도 굳건히 보험사의 주 판매채널은 설계사였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동차보험의 경우 다이렉트 채널이 지난 10여년간 꾸준한 성장으로 해오면서 지금은 50%정도의 share를 차지하고 있지만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은 여전히 80%이상이 설계사의 대면 영업에 의존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거의 모든것을 구매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우리나라에서 보험도 온라인으로 가입하고 싶다는 니즈는 있었으나, 워낙 저관여 상품으로 자발적 가입 사례가 적은데다 설계사를 통한 판매에 익숙한 보험사에서 상품을 복잡하게 만들어놓은 탓에 다른 상품처럼 혼자 이해하고 가입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외부환경 및 소비자의 구매행동 변화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설계사를 통한 판매에 집중했던 보험사들에게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바로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이다.
탄탄한 고객기반을 가진 빅테크들이 단순하고 직관적인 상품과 편리한 가입시스템으로 설계사들이 필요없는 판매 프로세스를 구축하자 위기의식을 느낀것이다.
요즘 젊은세대들은 상품이든 서비스든 대면을 통한 구매에 익숙하지 않고 심지어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기에 설계사들은 영업하기가 힘들수 밖에 없다.
게다가 코로나는 비대면 생활을 급속도로 활성화시켰고, 보험도 예외일 순 없다.
이런 상황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설계사 조직을 떠안고 가기에는 보험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업계 상위사들이야 여전히 탄탄한 전속 설계사가 매출을 받쳐주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중하위권 보험사의 경우
어정쩡하게 설계사 채널을 보유하기 보다는 본업 핵심경쟁력인 상품, U/W 중심으로 운영하고 판매는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하에서다.
그 신호탄으로 미래에셋생명이 그리고 최근에는 생명보험사 빅3중 하나인 한화생명이 제판분리를 선언했다, 한화는 2만명의 설계사 조직을 자회사로 분리하여 판매는 자회사가, 본사는 상품개발 등 지원업무를 하는 방식으로 이원화하여 운영한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설계사만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설계사 조직을 지원하기 위한 1~2천명의 직원들도 함께 자회사로 편입될 것이다.
타산업에서의 유통의 변화단계로 보면, 보험은 앞으로 제판분리가 가속화되어 판매채널이 분리되고 보험사에는 전속 인터넷 채널과 소수의 경쟁력있는 설계사들을 기반으로 하는 전속 설계사 채널이 남게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이들은 인터넷과 대면의 hybrid 형태의 영업방식을 취하며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대로된 고객 맞춤형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보험사는 판매전문 회사에 얼마나 경쟁력있는 상품을 적시에 공급하느냐와 한편으로는 자사 전속 인터넷채널과 컨설팅을 겸비한 소수 정예 설계사 채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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