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서비스는 이제 모바일이 대세인 것 같다.
물론 시니어처럼 아직 대면이 익숙한 계층도 있지만 모바일 서비스의 이용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이들도 자연스럽게 모바일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환경은 기본적으로 플랫폼 기반이기 때문에 'winner takes all'의 특징이 더 강하다.
오프라인 시장이야 은행과 증권과 카드가 동시에 입점하여 서비스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모바일은 그게 가능하다. 그것도 아주 쉽게.
그래서 일단은 가입자(앱 설치자)를 많이 확보하는게 중요하고, 그 다음은 그들이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하도록 (앱에 자주 들어오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금융사가 앱다운로드 수, MAU/DAU를 강조하는 것은 그 이유다.
일단 특정 앱을 자주 사용하다보면, 금융 관련 니즈가 생길 때 가장 먼저 그 앱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검색서비스를 기반으로 활성 사용자수를 확보한 후에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확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정 앱이 고객들의 주사용 금융앱이 되면, 그를 통해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태생적으로 고객과의 오프라인 접점이 없는 디지털 금융사는 앱의 활성사용자 수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앱다운로드/회원가입 후에 자주 앱에 들어오게 하는 것 (활성 사용자수 증가)' 이것이 디지털 금융사의 핵심 성공 지표이다.
이 관점에서 최근 눈길을 끄는 트렌드가 있다.
바로 콘텐츠와 커뮤니티. 그리고 이런 트렌드는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인 토스와 대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에서 목격된다.
1) 토스
- 송금 서비스로 시작한 토스는 공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갔다. 결제, 보험, 증권, 은행/카드.
매 단계마다 기존 금융사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파격적인 방법들을 사용해 나갔고, 이는 다른 금융사나 타 업계에서도 따라하는 일종의 바이블이 되었다.
예를 들어, 토스 행운퀴즈는 가입해놓고 잘 안쓰는 사용자들을 매일 방문하게 만드는 성공적인 유인책이었고, 토스증권 런칭 시에는 계좌개설시 랜덤으로 미국주식 1주를 주는 방식으로 MZ세대의 열렬한 호응과 함께 불과 몇일만에 폭발적인 계좌개설수를 선보였다.
이런 단발성 이벤트 이외에도 만보기 기능을 통해 일정걸음 이상 걷거나 특정 정소에 방문하면 소량의 돈을 주거나 쿠폰을 주는 방식은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비단 만보기 외에도 토스 주민센터를 통해 각종 증명서 떼기부터 청와대 관람 신청하기 등 생활밀착형 기능들을 지속 추가하여 토스 안에서 왠만한 것들은 다 해결 될 수 있도록 만든다.
어떻게 보면 이벤트성 활동으로 traffic을 모아왔는데, 최근 가장 히트를 친건 토스뱅크를 오픈하면서 출시한 '매일받는 이자. 기능이다.
재테크는 잘 모르는 젊은층도 복리의 개념은 어렴풋이 알고 있기에, 년1회 받는 이자보다는 매월받는게, 그것보다는 매일받는게 조금은 유리하다는걸 안다.
실상 예금 금액이 크지 않으면 이자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고객입장에서보면 매일 조금씩 쌓이는 이자를 확인하는게 재밌기도 하고 저축을 유지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고객입장에서 저축을 유지하는데 큰 장애였던 일부만 찾는 기능을 추가해서 자유입출금 통장에 넣어두었던 돈을 토스뱅크로 몰아넣고 매일 이자를 확인한다는 친구도 보았다. 이렇듯 traffic 측면에서 매일받는 이자는 매일 앱에 방문할 꺼리를 확실하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앱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핵심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최근 발견한 새로운 기능은 바로 일종의 커뮤니티 서비스. 커뮤니티 서비스는 단순 서비스 제공과는 다른 의미다. 커뮤니티 멤버는 단순 이용자가 아니다 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기에 팬이 될 확률이 높다. 팬이 되면 회사는 이들에게 무엇이든지 판매할 수 있다.
소위 콘텐츠 비즈니스에서는 1000명의 팬만 있다면 모든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단순 방문자나 고객보다 팬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팬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커뮤니티다.
이들은 로열티 있는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 경쟁사의 더 높은 혜택이나 더 좋은 상품, 서비스에 쉽게 흔들리거나 switching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이 운영하는 커뮤니티는 24시간 자발적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회사가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온갖 방법이나 이벤트를 운영할 필요도 없다.
이런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토스답게, 각종 오픈 채팅방이 개설되어 있고, 토스는 다양한 종류의 채팅방을 활성화하기 위해 방장이 되면 하루 최대 15,000원의 방장지원금을 지불한다.
하루 15,000원이면 굉장히 큰 돈 같지만, 토스가 채팅방을 열고 회원을 모집하는 수고를 방장이 대신하기 때문에 그를 고려하면 결코 큰돈이 아니다.
비용측면에서도, 또 고객 스스로 채팅방을 오픈하게 만들고 운영하게 만듦으로써 더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셈이다.
매번 느끼지만, 토스는 확실이 고객을 유인하고 traffic을 늘리는 측면에서는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 영리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2)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초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체크카드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초반에 무서운 속도로 가입자를 늘렸다.
이후부터는 전에 없던 새로운 상품으로 꾸준히 가입자와 이용을 증가시켜왔다.
저축하는 재미를 맛보게 해주는 26주적금으로 재테크에 무관심하던 MZ세대를 끌어들였고, 모임통장을 통해서 40대 이상 고객을 끌어들였다.
최근 모임통장을 더욱 활성화하고자 '세상의 모든 모임, 모임통장으로 모여라'라는 카피 하에 적극적으로 모임통장을 홍보하고 있다.
사실 형제자매가 있는 고객이라면 대부분 가정의 대소사를 대비해 가족회비를 모으고 있어서 일반 동호회나 친목모임 외에도 엄청난 잠재수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traffic을 유도하는 상품을 통해 가입자를 유도했던 카뱅이지만 traffic 측면에서는 토스에 밀릴 수 밖에 없다.
토스는 원앱에서 대부분의 금융활동을 할 수 있지만 카뱅은 은행업무가 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최근에 시작한 서비스가 바로 콘텐츠.
카뱅 더보기 메뉴에 최근 새롭게 등장한 것이 '이야기' 메뉴이다.
여기엔 돈이되는 뉴스, 키워드로 보는 머니트렌드, 돈, 에세이를 만나다. 3개의 꼭지가 있다.
돈이되는 뉴스에서는 금주에 가장 이슈가 되었던 금융관련 이슈 중 하나를 선정해서 자세히 설명한다.
키워드로 보는 머니트렌드는 블록체인과 같은 금융서비스와 연관되면서 뜨고 있는 이슈들을 다룬다.
세번째 돈, 에세이를 만나다는 작가 등 유명인들의 돈에 관련된 일화나 에피소드를 글로 풀어낸 에세이를 다룬다.
사실 이 세가지를 보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토스의 대표적인 미디어채널인 토스피드이다.
글의 깊이나 톤, 보여지는 방식 모두 토스피드의 글과 유사하며, 특히 돈, 에세이를 만나다는 배달의민족에서 운영하는 뉴스레터의 음식에세이와 거의 동일한 컨셉이다.
즉, 최근 고객들에게 먹히는 콘텐츠를 그대로 따라한 모습이다.
뭐 일종의 벤치마킹이기에 이걸 뭐라할 수는 없지만, 따라하면서도 카뱅만의 새로운 무언가가 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여기서 느끼는 점은, 모든 비즈니스는 4C로 통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 커머스. 결국 궁극적인 비즈니스 목적인 커머스(거래)를 발생시키기 위해선 고객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요소가 콘텐츠와 커뮤니티다.
금융앱은 카카오톡처럼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앱이 되기 위해서, 적어도 금융관련해서는 대표앱/주거래앱이 되고자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토스는 다양한 시도와 빠르게 테스트를 해나가면서 앞장서고 있고, 카뱅은 상품으로 대응하다가 토스의 행보를 따라가는 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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