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의 콜래보레이션은 이제 색다르지 않다.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이미지를 갖기 위해, 다른 회사가 갖고 있는 타겟고객에 접근하기 위해, 그밖의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콜래보레이션이 진행중이다.
특히나 패션, 휴대폰 등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은 해당 트렌드가 요구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최근 내가 눈여겨본 트렌드는 대기업과 스몰 브랜드, 특히 서비스 브랜드와의 협업이다.
협업의 형태가 A회사의 상품에 B회사의 디자인이 반영되거나, A회사의 상품을 구매하면 B회사의 상품을 보다 전렴하게 또는 무료로 제공하는 형태의 단순한 거래중심 보다는 고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방법적인 면에서도 새로웠다.
1) 남의집 x 삼성닷컴 (#YouMake 취향공존 커뮤니티 모임)
- 남의집은 블로그에 몇번 적었을 정도로 초기부터 관심을 갖고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다. 호스트가 자신의 집이나 작업실, 가게에서 취향 기반의 모임을 열면 고객이 신청을 하고 참여하는 형태이다.
작년 로컬 커뮤니티 서비스 플랫폼을 표방하는 당근마켓에서 투자받은 후 비즈니스 모델이 좀 더 다양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남의집 모임에 게스트로 몇번 참여했고, 카톡 친구를 맺어서 수시로 새로운 모임을 찾아보는데 얼마전 삼성전자와의 콜라보로 삼성전자의 IoT 가전 중 하나를 상품과 연계된 주제의 모임에 지원해주고, 참여한 게스트들에게는 참가비를 페이백 해준다 (모임에 따라 참가비는 다양 2~6만원 수준, 신세계백화점상품권으로 페이백)
모임에서 어떤 식으로 상품이 노출되는지 궁금했는데 마침 관심이 있는 모임이 있어서 신청을 했다.
사실 가전제품은 체험이 중요한데, 이게 쉽지 않다. 매장에 진열되있는 것을 눈으로 자세히 뜯어본다고 하더라도 부족하다. 그런데 이런 모임에서 관련된 가전제품을 지원해주면 자연스럽게 해당 제품에 대한 얘기를 할 수도 있고 직접 사용해보면서 의견을 나눌 수도 있어서 제품 홍보와 경험제공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남의집 플랫폼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고객에게 남의집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평소 남의집에 관심있지만 신청을 망설이던 고객들에게 참가비 payback으로 허들을 낮출 수 있다. 결국 해당 상품을 관여가 높은 타겟 고객들에게 노출시키고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삼성전자와 호스트와 게스트에게 리워드를 제공할 수 있고 플랫폼을 잠재고객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남의집 모두에게 억지스럽지 않은 콜라보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이로서 남의집은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고, 삼성전자는 취향이라는 키워드를 자사의 상품에 더할 수 있게 되었다.
2) 밑미 x 설화수, 배민 등등
- 밑미는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이라는 타이틀로 각종 리추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남의집과 유사하게 리추얼메이커 리추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고객이 신청해서 2주~4주간 리추얼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독서모임 트레바리와도 유사한 형태이다)
코로나 이후 리추얼이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했다 (프로그램의 숫자 기준으로), 그러면서 작년부터 기업과의 콜라보가 종종 진행된다.
협업하는 기업의 서비스나 상품이 사용되는 리추얼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고객은 신청자 중 추첨을 통해 선정하는데, 이들은 무료로 참여한다.
존슨앤존슨(아비노 제품)과 진행한 나이트 리추얼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는데, 자기전 아비노의 바디로션을 몸에 바르며 마사지를 하고 간단히 감사일기를 쓰는 리추얼이었다. 그때 경험이 좋아서 년초 배민과의 콜라보로 진행된 하루한끼 먹은 음식에 대한 사진과 배민에서 출간한 푸드에세이 (요즘사는맛)를 한챕터 읽고 간단히 음식에 관한 글을 올리는 리추얼인데, 배민 마케터들도 참여해서 재밌게 진행했다. (나이트 리추얼보다는 좀 더 활동적인 분위기)
존슨앤존슨과의 콜라보 프로그램에서는 아비노 바디로션과 바디워시 정품과 함께 시리얼 2종과 시리얼볼을 제공해주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아비노 제품을 다시 써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배민과의 리추얼을 통해서는 위트있고 자유롭고 그러면서도 열정적인 배민의 브랜드 이미지를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배민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배달서비스를 그닥 자주 이용하지 않아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오히려 이 브랜드 경험으로 인해 관심이 생긴 케이스다)
사실 이런식의 콜라보는 성과 관점에서 보면 갸우뚱 할 수 밖에 없다.
대상자가 매우 제한적이고 (프로그램당 5~40명 정도), 그렇다고 굿즈처럼 여기저기 노출되고 바이럴도 쉽지 않아 큰 임팩트를 노린다면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콜라보가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온전히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1. 기업이 원하는 고객을 타겟팅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 또는 적어도 그 회사가 지향하는 취향에 관심있는 사람들)
2. 제품이나 서비스가 노출되는 상황이 매우 자연스럽다. (광고임을 알지만 별로 문제되거나 거슬리지 않는..)
3. 단순노출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 경험이 가능하다.
4. 프로그램에 따라 적게는 하루 (3~5시간), 2주에 걸쳐서 진행되는만큼 해당 브랜드와의 상호작용과 감정적인 연대가 강화된다.
5. 콜라보이벤트에 대한 별도의 광고가 필요없고 (양사의 SNS계정에 노출되는 정도), 그에 따라 소요비용도 크지 않다.
결론적으로 정확하지만 소수의 타겟들에게 밀도높은 경험을 제공하여 팬을 만들기에 적합한 콜라보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밑미 콜라보에 참여해보면서 업무에도 적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몇번 검토를 해본적이 있다.
금융 대기업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스몰 브랜드이자 매스를 타겟으로 하지 않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없어서 실행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으나 언젠가 적합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오면 꼭 연계해서 실행해보고 싶다.
비싼 선물을 주거나 호캉스 같은 럭셔리한 경험을 제공해주는 고비용 콜라보가 아니더라도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것 같다. 물론 콜라보에 대한 목적과 기대성과가 먼저 분명하게 정리된 후에 그에 맞는 회사를 선택해야 하고.
'마케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OTT 서비스 체험권, 왜 넷플릭스는 안할까? (0) | 2022.06.24 |
---|---|
유료 콘텐츠 서비스가 고객을 keeping 하는 방법 ; 퍼블리, 폴인, 롱블랙 (1) | 2022.05.29 |
금융앱이 traffic을 유도하는 방법 ; 토스와 카카오뱅크 (0) | 2022.05.24 |
브랜디드 콘텐츠의 좋은 예, 토스 피드 (1) | 2022.05.03 |
토스의 '사소한 질문들' - tiny pocket 이벤트 (0) | 2022.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