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불안한 일상을 괜찮은척 하루하루 버텨낼 때, 나를 풀어놓고 꺼이꺼이 울게 만들었던 인생 드라마 '나의 아저씨'.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고 나름의 사연과 이유로 힘들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고 서로를 위로하고 일으켜세워 주는
보는 내내 마음 무거웠지만 마지막 회에서는 희망과 위로를 이야기하는 따뜻한 드라마다.

나는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다. 다음편을 기다리게 만드는게 싫다. 내 스케줄이 그깟 TV 드라마에 끌려다니는게 묘하게 기분나쁘기 떄문이다. 실제로도 한참 빠져서 보는 드라마는 방영날에는 약속도 잘 잡지 않고 시작시간에 맞춰 소파에 대기한다. 우습지만 친구나 가족에게 전화가와도 안받을때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드라마를 보고나면 당시는 재밌게 봤어도 끝나고 광고로 넘어가는 순간 뭔가 허탈하다. 이게 그렇게 기다릴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고 드라마를 보기 위해 미뤄덨던 일들이 떠올라 시간이 아까웠다.
그런데 가끔 이렇게 몰입해보고 난 후 여운이 길게 남는것들이 있다.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고, 나중에 다시 보리라 마음먹게 만드는.
대부분 그런 드라마는 나의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혹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아주 그럴듯한 이야기로 이야기해 주는 것들이다.
스토리의 힘이다. 스토리를 연기로 살아숨쉬게 하는 배우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스토리와 연출의 힘이 크다.
그런 측면에서 스토리, 연출, 배우 모두 좋았고 한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했던 인생드라마가 '나의 아저씨'와 '눈이 부시게' 이다.
'나의 아저씨'는 어느날 퇴근하고 너무 피곤해서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로 소파에 몸을 던지며 TV를 켰다가 그대로 빠져버린 드라마다.
드라마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삶이 고달프다. 아마 여기에 나의 직장생활의 고달픔이 빙의되서 쉽게 몰입했던것 같다. (게대가 이선균 배우가 맡았던 역할은 나이도 나랑 비슷했다 )
우리는 개인의 개성과 장단점은 묻어둔 채 확일화된 잣대로 평가받으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불의나 부당함에 강하게 대응하기도 어렵다. 물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나름의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로 묵묵히 남들의 시선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그러다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공감이.. 얼어붙은 마음을 열고 세상을 향해 용기있는 걸음을 내딛게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하지 않았나.
우리는 모두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나아간다. 시지푸스처럼. 때론 형벌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어찌보면 그 자체가 인생일 수도 있다. 아무것도 없이 태어나서 살아나가는 것. 누구나 다 힘들다는 것, 그렇기에 가끔은 나쁜 마음을 먹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나쁜 마음을 접고,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위해 작은 손을 내민다.
그렇기에...드라마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에게 얘기해준다. 당신은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 자막을 보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난다. 힘들었을텐데 잘 버티고 있다. 수고했다며 등을 토닥여주는 것 같았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 어쩜 그 한마디가 특출날것 없는 평범한 우리들이 가장 듣고 싶었던, 삶의 의미를 가져다주는 위로가 아닐까..
혹시, 지금 나만 힘든 것 같고, 어두운 터널이 끝날것 같지 않아 불안하다면 '나의 아저씨'를 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단, 초반 몇회는 아주 어둡고 무거워서 좀 불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걸 극복하고 끝까지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지안..편안함에 이르다. 참좋은 이름이네' 라는 극중 대사처럼 이유없이 불안했던 내 맘을 편안하게 해준 드라마다.
p.s. 드라마 OST도 너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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