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회사와 집만 왔다갔다 한지 약 2달. 여행욕구가 몽글몽글 솟아난다. 게다가 요즘 날씨도 좋으니 더더욱.
대리만족으로 올초 그리고 작년 여행사진들을 수시로 찾아보던차에 우연히 발견한 TV 여행프로그램 ' 트래블러' (지난주로 종영 ㅜ).
내가 본 에피소드의 여행자는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남미는 예전 작장에서 종종 출장을 가서 낯설지 않다. 브라질, 칠레, 우루과이 심지어 위험하다는 콜롬비아까지 혼자 출장을 갔더랬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특히 브라질은 중남미 가장 큰 시장이라 자주 갔는데 다음으로 큰 시장인 아르헨티나와는 유독 인연이 닿지 않았다.
거래선도 초대를 했지만 그때마다 일정이 꼬이던가 본사에 중요한 업무가 생겨서 결국 한번도 가지 못했다.
지금 회사에서는 비즈니스가 국내 중심이라 아마 출장으로는 기회가 없을듯해서 어쩌면 더 가고 싶었던 나라 중 하나다.
창피하지만 파타고니아는 마케터들이 사랑하는, 포틀랜드에 기반을 둔 아웃도어 브랜드로만 알고 있어서 미국 어딘가에 있는 지명인줄 알았지 아르헨티나 도시인줄은 몰랐다.
TV화면에 비친 파타고니아는 마치 인류의 문명을 거치지 않은 태곳적 모습이 그대로 유지된 것처럼 보였다. 광활한 들판에 세찬 바람. 두팔을 활짝 펴고 바람을 맞고 있는 출연진들의 모습에 당장 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매연도 없고 바이러스도 없고, 또 변변치않지만 꽉 쥐고 있는 내가 소유한 것에 대한 미련을 다 벗어버릴 수 있는 곳 같았다.
그야말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삶.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동물을 괴롭히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당장 다이어리의 위시리스트에 '파타고니아 여행'을 적었다. 파타고니아에서 그냥 열흘정도 아무 계획없이 살아보고 싶다.
그전까지 1순위 여행 희망지는 쿠바였는데 이제 바뀌었다. 열흘을 보내려면 이동시간 고려시 최소 2주가 필요하고 지구 반대편까지 간 김에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까지 들른다면 얼추 3주.
경비는 차치하고라도 직장인이 그 정도 휴가를 내긴 쉽지 않다. 그래서 일단 목표 여행시기를 50세로 잡았다. 그때쯤이면 운이 좋으면 은퇴를 했거나 또는 출퇴근과 휴가가 좀더 유연한 회사애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에.
머리가 이렇게 팍팍 돌아가다니. 조만간 출발만 한다면 진짜 미친 실행력인데…직장에 매여있는 비루한 몸인지라 ‘파타고니아 10일 머물기, 50세 되는해’ 이렇게 적었다..
적어만 놨는데도 마음이 설렌다. ^^
여행은 준비부터가 시작이라는데...다행히 준비기간이 어머어마하게 남았으니 아주 긴 여행이 되겠구나.
먼저 마음에 드는 파타고니아 사진을 찾아서 노트북 배경화면에 깔아야겠다.
나의 파타고니아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p.s. ‘트래블러’라는 TV프로그램 리뷰를 하려고 했는데 여행이야기로 흥분하다보니 프로그램 얘기는 하나도 못했다.
아르헨티나 여행편에 출연한 안재홍 배우, 강하늘 배우, 옹성우 가수겸 배우 다들 진짜 친구들끼리 여행하는 듯 자연스러워서 보는 내내 흐믓했다.
국내는 다음주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될 예정이지만 아직 해외여행은 언제 가능할지 모르니…나처럼 먼 곳으로의 여행이 그리운 사람들은 JTBC의 ‘트래블러_파타고니아’편를 보면서 간접체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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