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22년 나혼자 챌린지 결과 ; 매일 롱블랙 노트 읽기

퍼블리, 폴인에 이어 작년에 롱블랙 구독을 결정하면서 이미 퍼블리나 폴인 콘텐츠도 자주 들여다보지 않기에 욕심만 채우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롱블랙은 매일 1개의 글이 올라온다는 점, 그리고 24시간 안에 읽지 않으면 읽을 수 없다는 특성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롱블랙 노트 매일 읽기. 그렇다고 읽는거에 급급해서 개봉만 하고 제대로 읽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에 나름의 장치로 노트에서 인상깊은 구절과 함께 짧은 메모를 적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로 했다.

21.12.31일 구독 신청을 하고, 22.1.1부터 시작.

처음엔 일단 한달만 해보기로 했다. 원래 일요일에는 노트가 올라오지 않는데, 일요일에 읽지 않으면 습관을 만드는데 어려울 거 같아 일요일에는 지나간 노트 중 골라서 읽기로 했다.

년초다 보니 한달을 무사히 넘겼다. 1월을 넘기니 2월도 해야겠다 싶고 이와 한거 100일은 채워야지 싶었다.

그렇게 100일을 넘기니 6개월로 연장, 휴가 기간에도 습관처럼 노트를 확인하는 나를 보며 이왕 시작한거 되든 안되는 1년은 채워보자 했는데, 12월31일, 21년의 마지막 노트를 읽으며 마무리를 했다.

365일 365개의 노트

1/1에 확인해서 멤버십 366일째 읽은 노트 366개로 나와있다
21년 12/31에 결제하고 1/1부터 읽기 시작

 

물론 모든 노트의 내용이 기억나진 않는다. 그렇지만 다른 곳에서라도 노트에서 봤던 장소나, 브랜드, 사람을 보게 되면 관련된 내용이 떠오른다. 그리고 여행을 갔을 때, 노트에 갔던 장소가 나오면 시간 내서 들르게 된다. 브랜드도 관심을 갖고 보게 되고 구매도 하고. 

솔직히 롱블랙의 의도처럼 나의 감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건 나의 경험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 그리고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업무를 함에 있어서 나름의 기준과 가치를 잡게 되었다는 것.

노트에 소개되는 많은 브랜드나 전문가들을 보면 유사한 점이 있다.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묵묵히 오랜시간 지속한다는 점, 실패했지만 주저앉지 않고 실패의 경험을 교훈삼아 계속 시도했다는 점, 디테일에 집착한다는 점 등등.

마치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문장처럼 성공의 이유는 비슷하지만 실패의 이유는 다양한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노트에 나오는 브랜드나 인물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그들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있다.

이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내 삶에 변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해보는거다.

 

지극히 내향형이자 완벽주의자 성향이라서 언제나 나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남들보다 훨씬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다. 남들이 칭찬해주면 인사치레라 여기고 늘 부족한 점을 떠올렸다. 

사실 노트 읽기 인증을 하면서도..중간중간 마치 학창시절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는 가야된다는 생각에 (물론 부모님의 영향도 있다) 몸이 너무 아파도 학교에 가서 초중고 12년 개근상을 받았던 기억. 그게 뿌듯함 보다는 미련하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느꼈던 기억이 오버랩되며, 매일 노트를 읽는게 무슨 소용인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했던건 한편으로 나의 끈기를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지속하는 힘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에 남의 시선보다는 나의 생각대로 밀고 나가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미련할 수도 있고,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물론 4~5번 정도 자정을 넘긴 적은 있다),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사실 1년이 끝나면 이후부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하려고 했는데...아침에 되면 습관적으로 노트를 열어보고 노트를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부분은 캡쳐를 하게 된다. 그러고 나면 기록을 남기고 싶어 인스타그램을 열게 된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등떠밀려 챌린지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기간을 정해두지는 않을 예정이다. 만약 다른 중요한게 생기면 중단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읽지 않은 노트가 몇개 안남아서, 롱블랙 노트가 발행되지 않는 일요일에는 인증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폴인 등 다른 콘텐츠를 읽거나 혹은 공연, 전시를 관람하고 소감을 남길 수도 있다.

 

'소소하지만 1년간 읽기와 메모를 꾸준히 했으니 앞으로 뭐든 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