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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콘텐츠에 진심인 사람들 ; 폴인 프렌즈 밋업에 다녀와서

퍼블리, 폴인, 롱블랙 이 3개가 내가 꾸준히 이용하는 텍스트 기반 콘텐츠 구독 서비스다.

이거 외에도 뉴스레터도 여러개 구독하다보니 바쁘다보면 한달내내 콘텐츠를 확인하지 못할 때도 있는데, 폴인은 2주에 한번씩 세미나를 통해 읽고 싶은 콘텐츠를 발견하게 된다.

회사에서 이번에 뉴스레터 런칭을 준비 중이라 타사의 뉴스레터들을 관심있게 보다가 1월초 폴인의 뉴스레터를 통해 폴인 프렌즈를 모집한다는 걸 알게되었다.

신규 서비스인 폴인톡의 초기 활성 사용자 개념인데, 업무상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콘텐츠와 커뮤니티에 관심이 있어서 바로 응모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선정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폴인 프렌즈의 오프라인 밋업이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다.

폴인 에디터들을 직접 만난다는 것, 콘텐츠 덕후들을 본다는 기대, 그리고 오프라인 모임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참고할 수도 있어서 기대가 되었지만 걱정도 일부 있었다.

극내향형인 나는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가 못내 어색하고 불편한 경우가 많다. 내가 자연스럽지 못하니 상대방도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악순환이랄까..

그런데 이런 나의 우려를 알기라도 한 듯, 폴인팀은 이번 밋업을 아주 세심하게 준비하고 진행해서 처음보는 분들과 너무나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소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하게 된다면 참고하고 싶어 간단히 정리해봤다.

 

1. 신청 안내 (메일)

 - 폴인 프렌즈 신청을 위한 구글폼 (기억이 맞다면) 입력 시 참석 가능한 날짜에 2개 옵션을 두어 선택할 수 있게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이 참석할 수 있는 날짜로 밋업 일정 결정 (처음엔 이틀에 나눠서 하나 싶었는데, 오프라인 모임이 한번만 있는 걸로 봐서 참석 가능한 인원이 많은 날짜를 정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

 

2. 선정 안내 (메일)

 - 신청자 중 선정된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일에서는 밋업 관련 정보 (일시, 장소, 프로그램 간단 설명)와 함께 연락처를 입력하게 하여 추후 문자 연락에 누락되지 않도록 하였고, 오프라인 밋업  참석 여부에 대해 재확인하여 현장 준비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함 (신청 당시엔 참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동안 변동이 생겼을 가능성 반영)

 

3. 밋업 하루 전 리마인드 안내 (문자)

 - 일시, 장소 재안내와 함께 네트워킹을 위한 명함을 준비하라는 팁을 주어, 잊지 않고 명함을 챙길 수 있었다.

 그리고 나처럼 자기소개가 어색한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 3개를 골라 밋업 당일 오전 10시까지 보내달라고 요청 (뭘 써야되는 고민할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게 예시까지 적어줌)

 - 이 부분이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그런 자리에 가면 의례적으로 '어디에 사는' 또는 '어떤 일을 하는 누구' 정도로만 짧게 소개하기 마련인데, 미리 준비한 키워드 3개로 인해 나이나 직업이 아닌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호기심이 생겼다.

 

4. 밋업 리마인드 안내 (문자)

 - 일시, 장소 재안내와 함께 행사장에서 사진촬영이 진행되며 일부는 폴인 홍보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안내/

  이 부분은 최초 신청 단계에서 안내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할 수 있어서 카메라맨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신청 단계에도 안내가 있었을 수도 있다.)

 

5. 자리 배치와 이름표 

 - 낯선 모임에 가면 가장 먼저 고민되는게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 나 역시 장소에 다다를즈음 눈동자가 흔들리며 자리를 탐색하고 있는데, 반갑게 맞아준 폴인팀이 이름을 물어보고 내가 앉을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안내된 테이블에는 테이블에 올려 놓는 이름표와 함께 옷에 붙일 수 있는 이름표 2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테이블용 이름표에는 이름 밑에 각자가 제출했던 자신을 표현하는 키워드 3개가 함께 적혀 있었고, 착용하는 이름표는 옷에 구멍이 나거나 구겨질 수 있는 핀이나 집게가 아닌 이름표 뒷면에 양면테이프를 붙여 살짝 옷에 붙일 수 있게 했다. (이런건 진짜 세심한 사람이 아니면 생각하기 힘든 포인트) 

 - 자리를 미리 배정해 주는건 선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모든 참가자가 처음 만나는 상황이라면 초반의 어색함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한다. 낯가리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앞, 옆 사람과는 대화할 용기가 있으니깐

 

6.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핑거푸드와 음료

- 음료는 물, 샴페인 그리고 커피 (또는 차) , 핑거푸드 4종류. 누구든 하나는 먹을 수 있는 음료와 적당히 허기를 채워줄 수 있는 맛있는 음식. (밋업 장소가 브런치 카페라 그런지 음식이 맛있어서 3접시나 먹었다)

 

7. 본 프로그램

- 자기소개 할 때, 화면에 기 제출한 키워드를 미리 띄워주어서 남앞에서 말하는거에 취약한 나도 떨림을 감추고 후다닥 자기소개를 할 수 있었다. 어색하지 않게 중간중간 폴인팀 멤버분들의 자기소개도 함께해서 호스트와 게스트가 아니라 다 같이 어우러지는 느낌.

- 폴인 프렌즈 모집의 가장 큰 목적이었던 신규 서비스 '폴인톡'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폴인 프렌즈들이 해야할 과제에 대한 간단한 설명. (앞의 자기소개가 너무 재밌어서 왜 모였는지 깜박 잊고 있었다.)

- 폴인의 콘텐츠를 활용한 퀴즈 이벤트. 긴장감 조성을 위한 소소한 경품도 함께

 

8. 네트워킹 시간

- 시키는건 하는 성격이라 퇴근 전 명함을 챙겨오기는 했지만 네트워킹이라면 새삼 어색하다. 이 뻘쭘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고민하며 용기내어 옆자리 분과 대화를 시작하고 있는데 폴인팀 멤버분들이 돌아다니며 대화에 조인하고 폴인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구했다. 폴인팀 입장에서는 밋업에 참석한 사람들로부터 폴인 서비스에 대한 생생한 피드백을 받기 위한 목적이 컷겠지만, 그렇게 대화에 섞이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었다. 일종의 모더레이터 같은 느낌?

 

9. 참석자를 위한 기프트

- 밋업 참석에 대한 여운을 길게 남길 수 있는 선물을 준비. 내 자리에는 폴인 굿즈 (심플하고 세련된 노트와 볼펜), 책 (폴인에서 소개됐거나 링커가 쓴 책), 인스턴트 드립 커피백 (폴인에 소개되었던 카페 브랜드 '궤도'의).

- 다른 선물은 동일한데, 책은 딱 두사람만 같은 책으로 준비해서 나중에 네트워킹 시간에 같은 책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얘기해보거나 (나처럼 네트워킹 못하는 사람을 위한 일종의 배려?) 혹은 이미 갖고 있거나 읽은 책이면 교환을 시도해보라는 친절한 팁까지 (이런 모임에는 항상 적극적으로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이런 소소한 장치들로 인해 이번 밋업에서는 그럼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유독 추웠던 한주의 금요일 밤, 콘텐츠를 좋아하고 호기심 많고 야망보다는 성장을 추구하는 배려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그리고, 디테일에는 끝이 없다는 것. '퀄리티는 디테일의 합'이라는 말을 믿지만 '뭘 이렇게까지..'라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이 정도까지만'이라며 멈췄던 적이 많았는데 한끝차이로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는 그 차이를 알아본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남들이 뭐라든 끝까지 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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