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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자신감과 교만 사이

아침 출근하면서 롱블랙 노트를 읽었다.

몇년전부터 광고업계에서 핫한 돌고래유괴단의 신우석 감독.

작년에는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광고계 뿐 아니라 영상 업계 전반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 애플과 협업해서 찍은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겸 아이폰 광고에는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너무 안전하게 일한다며 사람들이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자기 재능을 다 발휘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용기를 내어 자신의 재능을 100% 발휘하라고.

이 구절이 마음에 남아 수첩에 메모까지 했다. 그렇지 내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지 못할까봐 항상 주저하고 지나치게 조심하고 자기검열하는 버릇이 있는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점심시간에 페이스북을 둘러보다가 토스, 직방 등 굵직한 스타트업에 투자한 VC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 대표가 올린 글에서 한때 IT와 게임 업계에서 잘 나가던 사람이 갑자기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자신감을 읽고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다가 쿠팡플렉스 아르바이트로 시작 택배기사를 하면서 반찬 새벽배송 점주로 그리고 결국엔 외국계 기업 한국대표로 복귀한 스토리를 읽게 되었다.

그가 실리콘밸리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VIP 대접을 받으며 지내다가 한순간 모든 걸 잃게 되면서 그가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여겼던게 교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 눈에 밟혔다.

물론 택배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하루 4시간만 자며 여러개의 관련 직업을 찾게 되고 결국엔 그가 있던 IT 업계로 복귀한 드라마 같은 결말도 인상적이지만 모든 걸 놓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 더 마음에 남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침 신우석 감독 관련 글을 읽으며, 그가 얘기한 용기를 내어 재능을 100% 발휘해야 한다는 말에 한껏 솟아났던 도전의식이 김한준 대표의 글을 읽으며 혹시 내가 재능이라고 믿는 것이 정말 재능일까?에 대한 의문으로 바뀌었다. 재능이 아니라 노력으로 어렵게 버티고 있는건 아닌지.

 

용기일지 만용일지, 교만일지..이걸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말을 보태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결과만을 보고 얘기하는건 아닌지.

나는 과연 용기를 낼 시점인지, 아니면 조금 더 노력을 해야할 시점인지 답이 정해진 문제가 아니라는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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