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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년전의 나에게 엽서가 왔다.

누군가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고 했다. 

최근 며칠 회사일로 힘들었다.

나의 노력이 오해받는 것 같아 속상했고, 스스로에 대해 의심하게 되면서 업무에 추진력을 갖지 못하고 조심하게 되고..일종의 무력감을 느끼던 터였다. 

그러던 어제 밤, 여전히 복잡한 마음으로 퇴근을 하고 의례적으로 우편함을 확인하는데 빼곡히 적힌 엽서가 있었다.

'누가보낸거지?' 생각하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엽서를 읽는데, 작년 여름 부산 여행을 갔을 때 내가 보낸 엽서였다.

'굿 올 데이즈'라는 호텔이었는데, 부산 구도심의 부활의 중심이 된 호텔로 그 여행은 오롯이 그 호텔이 궁금해서 갑자기 갔던 여행이었다.

룸에는 근처 노포 맛집들에 대한 소개자료와 가볼만한 스팟을 표시한 지도와 머무는 동안 기록할 수 있는 메모지와 더불어 1년 후에 발송이 되는 엽서와 우편이 준비되어 있었다.

체크아웃하는 날 아침에 시간이 좀 남아서 그때의 기분을 담아 나에게 엽서를 보냈었다. 큰 고민하지 않고 후다닥 쓴거라서 기억도 못하고 있었는데, 엽서를 보니 당시의 상황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새삼 그때 내가 이런 감정이었구나 알게되고, 힘들었지만 극복해나갈꺼라는 결연한 의지도 엿보였다.

별거 아닌 엽서였는데, 요 며칠 힘들었다보니 많은 위로가 되었다.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도 조금 줄어드는 기분이고.

 

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는다는 얘기가 있듯이, 별 생각없이 써내려간 1년 전의 엽서가 무엇보다 큰 위로와 힘을 준다는게 재미있다.

무엇보다 다시 그 호텔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가성비로 치면 최고의 마케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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