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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일의 미래, 직업의 미래

4차산업혁명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여러 기사와 보고서는 AI가 대체할 수많은 직업들에 대해 떠들어댔다.

'미래에 없어질 직업 Top00..' 이런 식의 기사는 하루가 멀다하고 나왔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어떤 진로를 권해야할지 혼란스러워했다.

너무 많이 들어서 무뎌진건지 초반에 호들갑 떨었던 언론들은 오히려 그런 내용의 기사를 잘 쓰지 않았고 (이미 한번 해먹은 스토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그 덕에 나도 막연히 아직 먼 미래의 일들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자각하지 못했을 뿐 이미 변화는 스멀스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무인점포가 하나 둘 늘어가고 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문을 받는 키오스크는 이미 익숙하다. 회사에서는 RPA가 단순 반복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우리를 지겨운 업무에서 해방시켜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녀석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똑똑해진다는 거다.

아무리 똑똑해도 사람을 대신하지는 못할꺼라는 생각은 그저 인간의 근거없는 낙관이었던 것이다.

 

얼마전 뉴스에서 본 기사는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IP소프트의 디지털직원 '아멜리아'. 디지털 직원이라니.. 이 단어는 인공지능로봇이란 용어보다 훨씬 인간적이다. 게다가 사람과 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얼굴까지 만들어놓으니, 이건 그냥 직원이다. 어차피 요즘은 화상, 원격회의가 많으니 스크린으로 보면 실제 사람과 구분이 안될 것 같다.

'월급 220만원, 12가지 업무, 365일 24시간 근무하겠습니다' 라는 기사의 제목은 가히 도발적이다.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두고 인간에게 결투를 신청하는것 같다.

24시간 일하는데 지치지도 않고 불만도 없다. 정기적으로 휴식시간을 주거나 휴가를 줄 필요도 없다.

게다가 코로나와 같은 감염성 질병에 걸릴 위험도 없다. 그리고 일도 잘 한 다.

 

미국 보험사  Allstate은 2017년 콜센터에 아멜리아를 채용한 이후 고객상담 시 첫 전화로 고객불만이 해결되는 확률이 67%에서 75%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아멜리아는 이미 500여개의 회사에서 콜센터 상담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그동안은 AI로 인해 주로 저임금 일자리가 위협받았지만 이제부터는 엘리트라 불리는 사람들도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출처 : IP소프트 홈페이지의 아멜리아 소개 영상 갭쳐

그럼 나는 어떨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 업무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AI마케터 대비 나의 경쟁력은 뭘까? 과연 내가 AI마케터보다 잘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수많은 마케팅 업무 중 하나인 콘텐츠 기획, 제작에까지 이르렀다. 창의적인 영역은 정말 인간이 우위에 설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떠오른 단어, '놀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어려운 인간의 욕구는 AI가 쉽게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내가 나를 모르는데 어찌 나를 알겠느냐...'란 비슷한 내용의 오래된 노래 가사도 있듯이 인간 스스로도 캐치하지 못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과연 알 수 있을까?

어떻게 시간을 재밌게 보낼지..새로운 놀이꺼리는 뭐가 있을지..이제부터는 이런걸 고민해보기로 했다.

놀이의 재미는 돌발상황이 생길 때 배가되는데 이런 임의적인 요소들을 AI가 할 수 있을까..?

상당히 주관적인 비약이지만 이제부터는 어떤 직업이 오래 지속될까란 고민하기 보다는 어떻게 창의적으로 놀것인가...행복한 고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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