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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금융

보험에도 페이백이?

최근 보험상품에 새롭게 보이는 담보가 있다. 바로 보험료 '페이백'

보험에는 납입면제라는 기능?이 있다. 납입면제형 보험을 가입하면 보험사에서 정한 특정 질병에 걸렸을 때, 납부기간이 남아있더라도 향후 납부할 금액을 면제시켜주는 것이다. 보험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보통 중대질병에 한해 납입면제를 해주는데 보험금을 받는 것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보험료도 면제시켜줌으로써 고객의 어려운 사정을 도와준다는 개념이다.

그런데 올해 나온 또 하나의 담보가 보험료 페이백이다. 지정한 질병에 걸리면 그동안 고객이 지불했던 보험료까지 다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보험은 평균적인 위험율 (특정 질병이나 사고에 대한 확률)을 기반으로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보험료를 해당 이벤트(특정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한 사람에게 지불해주는 개념이다.

물론 보험료를 내지 않고 보험기간 내내 아무런 질병이나 사고가 없었다면 그 사람은 보험료를 질병이나 사고가 난 사람을 위해 쓴 셈이다. 뭐 아까울 수 있겠지만 보장을 받는 것보다는 무탈했다는게 더 다행이고, 그 기간 동안 보험으로 인해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KB손보가 올해 처음으로 이 페이백 담보가 들어간 건강보험을 출시하였고 이어 운전자보험으로까지 확대하였다.

이어 다른 보험사들도 속속 페이백 기능을 추가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얼핏 보면 굉장히 고객에게 유리한 혜택처럼 보인다. 만약 고객이 해당 질병에 걸리면, 그에 대한 진단금도 받고 그동안 낸 보험료도 돌려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납입면제 상품이라면 더이상 보험료를 낼 필요가 없다.

그래서 속된말로 질병에 걸리는게 '로또'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과열경쟁으로 인해 보험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 같다.

보험은 내가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질병에 걸렸을 때, 국민건강보험만으로 부족한 치료비와 치료기간 동안 생계걱정없이 치료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정말 만약을 대비해 가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사망 위험이 적은 갑상선암에 걸리면 로또라느니 자동차 사고로 골절만 입어도 몇백을 받는다느니...이런 혹하는 말로 판매에만 신경을 쓰는 모습들이 보일때면 안타깝다.

 

그렇다면 보험사는 이런 담보를 그냥 추가했을까? 그렇지 않다. 이 또한 해당 질병에 걸릴 확률을 고려하여 보험료에 반영되어 있다. 그렇기에 페이백 상품은 일반 상품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그리고 그 보험료 차이는 나이가 올라갈수록 급격하게 증가한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나이가 들수록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으니 보험료가 올라가는데, 거기에 페이백 담보까지 들어가면 그만큼 더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보험료 증가폭이 대략 2배가 되는 셈이다.

 

페이백 상품이라는게 일종의 도박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0세 이상이면 월보험료 차이가 몇만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그럼에도 페이백을 가입한다는건 그런 질병에 걸린다에 베팅한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에 베팅한 것이다.

한가지 고려해야할 건, 내가 납입기간 동안 높은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냐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혜택이 있다면 그에 따라 내가 지불하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페이백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담보이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적극적으로 소구할텐데, 정말 나에게 꼭 필요한지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페이백 담보에 대해 추가되는 보험료를 차라리 더 폭넓은 보장에 이용하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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