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보험, 간편보험
최근 건강보험에 가입하려고 알아보던 사람들이면 이런 용어를 심심치 않게 접했을거다.
포화된 보험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보험사들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유병자고객이다.
쉽게 얘기하면 이미 병에 걸린 사람들이다.
과거에는 병에 걸렸거나 치료한 기록이 있으면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웠다. 이들이야말로 보험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 고객은 앞으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리스크 차원에서 받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점차 고혈압, 고지혈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자 보험사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 소위 유병자보험을 만들었다.
※ 참고) 유병자보험은 계약전 알릴 의무사항 중 아래 3가지 질문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마다 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①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입원, 수술 또는 추가 검사(재검사) 필요 소견
② 2 또는 3년 이내에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 또는 수술
③ 5년 이내 암 진단, 입원 또는 수술
2016년에 처음 등장한 유병자보험은 매년 4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갔고, 상품도 다양해졌다.
유병자보험은 가입 시 보험사에 알리는 질병/사고 이력을 위의 3가지 질문으로 간소화하였다고 해서 간편보험이라고도 부르는데, 작년에는 고지사항을 최소화한 초간편보험이, 올해는 경증 유병자를 위한 중간편보험이 나왔고 이만큼 보험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쯤되면 고객들은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도대체 어떤 보험에 가입해야 할까.
여러 고려할 사항들이 많겠지만 단순히 보험사에서 판단하는 질병의 정도를 기준으로 매칭해보면 다음과 같다.
상품 |
대상고객 |
중간편보험 |
경증 환자 |
간편보험 |
경중증 환자 |
초간편보험 |
중중환자 |
간편보험에 가입하기 싫은 유병자 고객은 일반(표준형) 상품에 가입할 수 있지만 일부 담보는 가입할 수 없고 ('부담보'라고 표현), 보험료도 할증된다 (올라간다).
그래서 가능하면 유병자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데 이 유병자보험은 굉장히 비쌀수 밖에 없어서 상대적으로 중대질환이 아닌 유병력자는 유병자보험에 가입하는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부담을 낮춰주는 상품이 중간편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유병자의 대부분은 입원이나 수술을 하지 않고 약만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험사들이 이들을 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중간편 상품을 출시한 것이다.
중간편-간편-초간편으로 갈수록 가입조건이 완화되지만 담보별 가입금액(보장받을 수 있는 금액)은 낮아지고 보험료는 올라간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사별로 각 상품별 가입조건을 잘 따져보고 나의 상황에서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나름 쉽게 정리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고객입장에서 어렵고 가입할 때 불편한 요소들이 많을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뿐 아니라 의료데이터의 보험사 활용이 검토 중인데, 이것이 가능해지면 어렵고 복잡한 의사결정을 온전히 고객에만 맡기지 않고 고객의 진료기록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자동으로 분석, 제안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귀하는 3개월 이내 병원방문기록이 없고, 3년이내에 입원이나 수술을 하지 않았고 5년 이내에 뇌졸증,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진단/입원/수술 이력이 없으니 중간편보험상품 A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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