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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 피아노와 하나가 되고싶었던 천재 피아니스트의 삶 2월 독서모임의 책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생소했다. 글렌 굴드가 사람 이름이라는 것을, 그것도 아주 유명한 피아니스트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 어떻게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을까 싶은 민망함이 들었다. 어릴적이지만 나름 7년간 피아노를 배웠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가끔 연주회에 가기도 했었는데 (대학교때 잠깐 클래식 음악 동호회에 발을 담그기도 했고), 어떻게 들어본 적도 없을까. 실존 인물에 대해 다룬 책이고 두께도 얇야서 설연휴 떄 가볍게 읽을 수 있을거란 예상과 달리, 세밀한 묘사와 음악 지식이 부족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글로 인해 1시간을 꼬박 집중하고 읽었음에도 20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모임 일자가 다가오면서 완독은 포기하고 참여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보통은 책을 다 못읽으면 모임에 ..
Career and Family ; 남녀격차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바쁜 연말 일정으로 인해 한 시즌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트레바리. 이번달 책은 '커리어 그리고 가정'. 제목이 왜이래? 싶어 원제를 찾아봤더니 Career and Family. 정직한 번역이다. (여성) 사회학자가 남녀 소득 격차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지난 120년간의 미국 대졸여성의 커리어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에 대해 쓴 글이다. 대상을 대학을 졸업한 시점 기준으로 5개 그룹 나누어 분석하였는데 이런 종류의 연구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이러저러한 아쉬운 점이나 대표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을 뽑자면, 일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남녀 소득격차를 얘기할 때 항사 나오는 여자가 가정을 돌봐야 한다는 사회문화적 인식이나 남자가 수리/논리 또는 육체적으로 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를 직접 부여주신 김정자님 (feat. 유퀴즈) 사람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생각해보게 만들어주신 올해 최고령 수능응시자 김정자님 회식을 마치고 피곤한 상태로 집에 와서 습관적으로 틀은 TV. 얼른 씻고 자야겠다 싶었는데, 올해 수능시험을 본 84세 김정자할머니에 대한 얘기에 그대로 소파에 앉아 TV에 빠져들었다. 스튜디오에 앉아있는 모습은 84세라는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만큼 고운 얼굴에 선한 모습이었고 진행자인 유재석, 조세호와의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굉장히 잘 나이드신 분이고 건강하시구나 생각했는데, 학교를 다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또 친구분의 차를 얻어타고 높은 계단을 올라서 2시간에 걸친 긴 여정이었다. 게다가 허리가 많이 굽어서 걷는 것조차 쉽지 않아보였는데, 무거운 가방을 메고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
12/1의 소회 12/1. 어느새 시간이 가서 올해가 다 가는구나, 연초 계획 세우고 이루지 못한 것들이 스쳐지나가고 한편으로는 또 한살 더 먹는다는 아쉬움을 느끼며 남은 한달이라도 올해를 잘 되돌아보며 내년 계획을 알차게 세워보자고 마음먹을 시기. 하지만 회사의 12/1은 다르다. 차분함은 커녕 어수선함의 끝판왕이다. 항상 12월초에 인사, 조직개편 발표가 나기 때문에 11월 마지막주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퇴사를 하는 사람들의 인사와 여러 조직변경에 대한 소문들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업무상 내년을 1년간 같이 일을 할 대행사를 선정해야하는 시기라 정신없이 바쁜시기이기도 하고, 워낙 그런 소문에 큰 관심이 없어 (물론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면 다르지만) 관심을 두진 않지만 부서원들이 메신저를 하느라 눌러대는 키보드 소..
마케터숭, 기록하는 사람이자 질문하는 사람 오늘자 이승희마케터에 대한 롱블랙 노트를 보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기록으로 시작해서 마케터로서의 확고한 퍼스널 브랜드까지 구축한 그녀를 보면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그녀의 글에 관심을 가졌던 건 그녀가 배민의 퇴사하기 한 1~2년전? 목요일의 글쓰기를 통해 기록을 하고, 그걸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책을 내고, 이후 배민 퇴사 후 배민에서 같이 근무했던 김규림 마케터와 두나띵클럽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활동을 하면서 모베러웍스와 협업하고 프리랜서의 신분으로 밑미와 같은 업체들과 협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그녀가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어느날 네이버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얼마전 3년간 근무했던 네이버를 떠난다는 피드를 보고 다음 행보가 궁금했는데..
립세린, 새로운 카테고리 창출에 성공할까? 지난달 우연히 읽게된 위드롱블랙 노트를 통해 LG생활건강의 립세린 이란 상품군에 대해 알게 되었다. 화장품 산업은 중국 및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성장하다가,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그리고 코로나로 국경이 폐쇄되면서 급격한 침체기를 맞았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풀리긴 했지만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은데다, 코스맥스, 한국콜마와 같은 좋은 OEM 제조업체를 바탕으로 개성과 차별화로 무장한 스몰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 같은 대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22년 기준 한국에 등록된 화장품 회사가 만개가 넘고, 한해 출히된 제품만 12만개가 넘는다니, 국내 화장품 시장이 얼마나 치열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생활건강이 취한 전략은 1) 수많은 화장품들 사이에..
잘파세대 이해하기 이제는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이 나이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대부분 알지만, 한쪽에서는 여전히 세대 프레임으로 말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MZ, Z, 알파, 이제는 잘파까지 등장. 개인적으로는 MZ보다는 잘파가 그나마 동질성이 큰 것 같다. 롱블랙 노트에 잘파세대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참고로 정리했다. 잘파 : 90년대 중후반 이후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를 일컬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대표적인 특성 - 시추에이션십 : 가벼움을 즐김 - 소셜 임팩트 = 쿨함으로 인식 - 안티 알고리즘 : 알고리즘을 거부 - 의식적 게으름 : 불안한 현실에 저항 [시추에이션십] 시추에이션십(situationship) : 친구와 연인, 그 사이의 애매한 관계를 부르는 말 이 말을 ..
가볍게 시작했다가 비장하게 끝난 나의 한라산 등반기 예상 못한 에피소드가 가득한 지난 주말 한라산 등반. 관음사 코스로 시작해 백록담을 거쳐 성판악 코스로 내려오는 것만 정했을 뿐 백록담을 보고 오겠다는 각오도, 동행한 친구처럼 버킷리스트도 없었다. 6월경 '한라산 갈래?' 라는 메세지에 '그래! '라고 대답한게 전부. 항공권 예약하고 잊고 지내다 10월초쯤부터 등산화로 시작해 배낭, 등산스틱, 장갑..등 거의 갖고 있지 않은 등산용품을 하나씩 구매해나가고 출발이 임박해서는 친구가 보내주는 긴 리스트에서 빠진 것들을 준비해나갔다. 배낭에 거는 미니파우치, 무릎보호대, 맨소래담 로션까지...이제 남은 건 후레쉬 뿐. 짐이 될까 싶어 살까말까 고민하는 중에 PT선생님이 빌려주겠다고 해서 사지 않았는데, 깜박하고 받아오지 않아서 그것만 챙기지 못했다. 이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