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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고객경험, 나만 거슬리는걸까? 지난달 쿠팡이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는 기사를 봤다. 한국의 아마존이 되겠다며 등장했던 많은 이커머스 스타트업들이 하나둘 사라져갈 때도 쿠팡은 엄청난 투자를 받고 그를 물류에 투자하면서 꾸역꾸역 성장해가는 모습이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블랙홀처럼 인력과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비슷한 업체들을 무너뜨리면서 최후의 승자가 된 듯한 느낌이다. 로켓배송을 앞세워 전에 없는 빠른 배송을 경험하게 해주고, 아마존의 행보를 좇아 와우 멤버십 서비스를 런칭하고 이들을 위한 미디어 서비스까지 만들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 한때는 저렇게 규모만 늘리는 전략으로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보란듯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면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보여..
국내 인슈어테크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이유 인슈어테크는 보험을 뜻하는 Insurance와 기술 Technique의 합성어이다. 핀테크가 IT 기술과 접목된 전반적인 금융산업을 일컷는다면 인슈어테크는 보험에 특화된 영역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인슈어테크란 단어가 가장 많이 회자된 때는 2017~18년 이었다.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반하여 소위 보험 설계사라 불리는 대면 영업채널의 푸쉬형 영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불신을 캐치한 창업자들은 이쪽에서 기회가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고객의 불만이 가장 크다고 느끼는 채널 부문의 고객경험을 개선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설계사와 고객을 연결시켜주는 형태. 당시 서비스 제공자와 구매자를 연결시켜주는 중개 비즈니스 모델을 본딴 플랫폼이 모든 산업영역에서 등장할 때였다. 가사 도우미부터 시작해 변호사, 병원..
1년전의 나에게 엽서가 왔다. 누군가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고 했다. 최근 며칠 회사일로 힘들었다. 나의 노력이 오해받는 것 같아 속상했고, 스스로에 대해 의심하게 되면서 업무에 추진력을 갖지 못하고 조심하게 되고..일종의 무력감을 느끼던 터였다. 그러던 어제 밤, 여전히 복잡한 마음으로 퇴근을 하고 의례적으로 우편함을 확인하는데 빼곡히 적힌 엽서가 있었다. '누가보낸거지?' 생각하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엽서를 읽는데, 작년 여름 부산 여행을 갔을 때 내가 보낸 엽서였다. '굿 올 데이즈'라는 호텔이었는데, 부산 구도심의 부활의 중심이 된 호텔로 그 여행은 오롯이 그 호텔이 궁금해서 갑자기 갔던 여행이었다. 룸에는 근처 노포 맛집들에 대한 소개자료와 가볼만한 스팟을 표시한 지도와 머무는 동안 기록할 수 있는 메모지와 더불어 1년 후에 발..
왜 뉴스레터를 만들어요? 라고 물어본다면 대기업에서 브랜딩을 한다는 것, 그것도 금융사에서 브랜딩을 한다는 것은 생각한 것보다 많은 제약과 도전이 따른다. 첫째는 경영층이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는 것 - "아직도 우리회사를 모르는 사람이 있나?" 둘째는 브랜딩을 단기적인 이슈 메이킹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 "재밌는 것 좀 해봐" 셋째는 Specialist 보다는 Generalist를 키우는 인력 정책과 더불어 짧게는 1년 길어도 3년마다 바뀌는 임원으로 방향성이 오락가락 한다는 점 - "이거하지 말고 올해는 새롭게 이거 해봐" 그럼에도 이 일에 애착을 느끼는건 그만큼 도전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바꾸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 앞에 열거한 이유로 단기적인 이벤트들이 성행하고 광고는 매년 새로운 컨셉으로 진행하여 모아놓고 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냉정한 사실 ;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단기적으로는 비관론자지만 장기적으로 낙관주의자인 나에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준 책,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참 재미없어 보이는 제목인데, 이번달 트레바리 모임의 책이라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문체와 저자인 피터 자이한의 사정없는 팩트 폭행과 과감한 주장으로 인해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아무리 미래학자들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예견해도, 적당한 타이밍에 문제를 해결해줄 기술이 발견될꺼라 믿으며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앞날에 대한 걱정과 그로인한 우울한 기분마저 들었다. 기술로만 해결하기 어려운 지정학, 정치적 이슈가 연관되어 있는데, 이는 평소 관심분야가 아니라 자신있게 말하는 저자에게 설득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평성시에는 그 고마움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클릭 한..
다시, 명상 예전 괴팍한 직장상사로 인해 한창 힘들때, 명상에 빠진 적이 있었다. 정확히 얘기하면 빠졌다기 보다는 명상에 대해 공부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정말로 몰입한 경험은 몇번 안되고 관련 책들을 많이 찾아봤었더랬다. 그러다 스트레스가 몸에도 영향을 주게 되면서 본능적으로 살기위해 요가를 시작했고, 요가 수련 후 마지막에 몸을 이완시키면서 가볍게 명상을 헀는데, 그때 마음과 몸이 평온해지는 경험을 했었다. 요가를 열심히하던 2년간, 그 이후에는 가끔 일년에 2~3달 정도 아침에 스트레칭과 짧은 명상을 헀다. 그러다 코로나가 생기고, 리듬이 깨지면서 명상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은 2~3년간 지속되었지만 막상 다시 시작하는데 쉽지 않았다. 아침에 또는 자기전에 명상 관련 유튜브를 틀어놓고 시도를 해보았지만..
바쁨속에 놓친 것 ; 헤르만 헤세의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를 읽고 요즘 진화와 미래학, 사회변화와 같은 거대 담론이 주제인 책들을 읽다가 오랜만에 문학작품을 읽으니 초반엔 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책의 두께가 매우 얇아서 금방 읽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눈과 머리가 따로 놀아 활자를 머리에 담는데 애를 먹었다. 스토리나 메세지 중심의 책에서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이해해야 의미가 있는 문학작품을 너무 오랜만에 읽은 탓이다. 그만큼 감성이 죽었다는 의미도 될테고. 헤세는 자연을 특히 나무와 그에 딸린 꽃, 열매에 대해 생생하게 묘사를 하고 그를 감상하는 마음도 상세히 글로 표현한다. 그래서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헤세의 눈을 빌어 그 모습이 그대로 그려질 정도로. 그러면서 자연처럼 순리대로 살아갈 것을,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즐기고 사랑하라는 메세지를 전한다. 책을 읽으..
원자폭탄보다 무서운건 이념대립과 그를 앞세운 정치 내가 너무 좋아하는 영화 '인셉션'과 아주 오래전이지만 너무나 새로운 소재와 설정으로 강한 인상이 남았던 영화 '메멘토'의 감독이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건 최근에야 알았다. 바로 오펜하이머의 개봉을 맞아 여기저기서 놀란 감독에 대한 기사와 영상들이 쏟아졌기 때문. 그런 영화가 개봉 예정인지도 몰랐다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알게 되고 마침 개봉일이 광복절 휴일이라는 말에 오랜만에 극장으로 향했다. 3시간 넘는 러닝타임으로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오펜하이머라는 과학자의 생애를 놀란감독이 어떤 스토리로 풀어냈을지 궁금했다. 결과는 역시 기대한대로 만족. 물론, 아인슈타인, 리처드 파인만을 제외한 영화속 대부분의 과학자에 대해 알지 못하고, 양자역학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없어 아쉽긴하지만 영화를 이해하는데 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