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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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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와 송희, 평범하지만 비범한 지난 3월과 함께 시작한 연휴, 기다리던 영화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을 봤다.평소와 달리 홍보차 출연한 각종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서 예습을 했다.극장은 약 5년만의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환영하듯 미키17이 대부분의 상영관을 점유하고 있어 다행히 예매는 어렵지 않았고, 선호하는 좌석에 앉아 기분좋게 관람할 수 있었다.   유쾌한 영화를 좋아한다는 감독의 말처럼 극한의 상황에 처한 미키의 상황을 무겁지 않게 풀어냈고 중간중간 웃기도 했지만 이후 여운은 길게 남았다.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지난달 읽은 김기태 작가의 '두사람의 인터내셔널'에 수록된 단편 '무겁고 높은'의 주인공 '송희'가 떠올랐다.미키17에서 주인공 미키의 상황은 SF영화답게 죽은 이후에 기억과 성향은 유지된채 끊임없이 휴먼 프린트된다. 그래..
빛이 이끄는 곳으로 ; 건축가가 지어낸 집에 관한 이야기 작년 말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서 알게 된 책. 건축가가 작가라는 것이 관심을 끌었다.연말에 일정도 많고 독서모임 책들을 소화하기에도 버거워 잊고 있었는데, 얼마전 롱블랙에 작가 인터뷰가 소개되어 메모해 놓았었다.지난주말 약속이 있어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시간을 때울겸 밀리의서재에 들어갔는데 문득 그 책이 떠올라 검색해보았고, 다행이 그 책이 있어서 바로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문장이 거칠고 뭐라 표현하기 애매하지만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스토리를 갖고 있었다. 마치 다빈치코드처럼 책장을 계속 넘기게 만드는 힘.그래서 약속장소에 왔다갔다 하는 약 2시간, 그릐고 집에 돌아와서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을 내어 완독을 했다.최근엔 짧은 집중력으로 인해 주말에도 30분..
어떤 동사의 멸종 1월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되어 접하게 된 책. 한승태 작가의 '어떤 동사의 멸종'.언어와 관련된 책인가 싶었는데, 직업에 대한 이야기다.  나같은 오해를 방지하고자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이라고 부제를 친절하게 달아놨다. AI 등 기술 발전으로 향후 사라질것으로 예견되는 직업 중, 인간이 하기에는 힘들고 불편한 4개의 직업을 작가가 몇달간 직접 일하며 경험한 얘기를 담았다. 바로 체헐리즘이 떠올랐는데, 각각 기사와 소설이라는 글을 쓰기 위해 직업을 체험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체헐리즘 보다는 직업의 체험기간이 길고 해당 직업도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다는 점이 차일고 하겠다.  작가는 콜센터상담, 물류센터 하역/상차, 뷔페식당 요리, 빌딩 청소라는 직업을 각각 전화받다, 운반하다, 요리하다..
숨결이 바람될 때 ; 의식하지 못할 뿐 죽음은 그림자처럼 항상 삶의 옆에 있다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되이 읽기 시작한 책 ' 숨결이 바람될때'.미국에서 베스트셀러로 유명헀던거라 국내 출간 당시에도 언론에 많이 회자되었던 걸로 기억한다.의사인 저자가 암에 걸려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직접 쓴 얘기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좋은 리뷰와 평점에도 왠지 손이 가지 않았다. 아마 죽음은 나와 관련이 깊은 주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관심이 없었던게 아닐까.당시 나는 어떻게 하면 내가 하는 일을 더 잘하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와 같은 커리어적인 목표에 관심이 높아 자기계발이나 경제, 경영, 마케팅, 브랜딩 관련 책들을 읽기에도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놓쳐버린 책을 신년 초 독서모임으로 인해 2주전부터 읽기 시작했다.출간 이후 꽤 시간이 흘렀고, 삶의 가치관이나 관심사에도 조금의 변화가 있긴..
달러 패권을 가진 미국,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 달러전쟁 경제학 책도 딱딱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고 얼마든지 흥미진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책, 달러전쟁.원제가 'Paper Soldiers - How the weaponization the dollar changed the world order' 이듯이 책은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 재무부의 역할과 노력들을 보여준다.달러 패권이 시작된 브레튼우즈 시기부터 금본위제가 폐지된 닉슨 대통령 시기, 2002년 911사태, 2008년 금융위기, 2016년 트럼트 당선 그리고 바이든 정권까지의 재무부 장관과 주요 재무부 직원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의 주요 업적을 에피소드 형태로 보여준다.실존인물들이 실명 그대로 나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다보니 경제서적이라기 보다는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게..
불안세대 ; 무엇이 문제일까? SNS의 폐혜에 대해서는 늘 누군가가 지적해왔고 가끔 내가 경험하기도 하지만 SNS 자체보다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용자가의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 신기술에 대해서는 초기에 항상 긍정과 부정 두가지 측면이 존재하고 문제점들을 조금씩 개선해가면서 정착해왔듯이 이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는 해결될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내가 양육을 하는 입장이 아니다보니 성인처럼 어느정도 자제력을 발휘하기 힘든 아이들의 케이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문제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다.아직 스스로 가치판단을 하기 어렵고, 자제력을 충분하지 않고, 또래그룹의 영향이 큰 아이들의 경우, SNS 사용에 대해 어른들의 가이드와 더불어 규제를 통해 접근성의 허들을 높여야 될 필요가 있..
이제 하루키와 친구가 될 수 있다! : 3번째 읽은 '위대한 갯츠비' 처음 '위대한 갯츠비'를 접한건 대학생 시절, 하루키에 낚여서였다.한창 하루키의 수필에 빠졌던 시절 서점을 둘러보다 발견한 책 표지에 젉힌  ''위대한 갯츠비'를 3번 읽은 사람이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 를 보고 덥석 구매해서 읽게 된 책.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왜 이 책이 극찬을 받는걸까 의문이 들었었다.한동안 위대한 갯츠비는 내가 좋은 문학작품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는..약간의 좌절감을 맛보게한 책으로 기억되었다.그러다 한 10년 후쯤,  책장을 정리하다가 위대한 갯츠비를 발견하고 다시 읽게 되었다. 시간이 흐른 탓인지, 처음 접했을 때와 기대가 달랐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첫장부터 빠져들었고, 개츠비에 이입되어 좌절하고 분노하..
뇌에 관한 간결하고 명쾌한 설명 ;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뇌과학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울꺼라는 느낌이 든다.이 또한 내가 과거 접했던 뇌, 또는 과학..이라는 단어와 연관된 경험에서 나의 뇌가 예측해서 만든 감정이라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일단 이 책은 제목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절반은 성공이다.어떤 내용으로 나를 놀래켜줄까 기대를 하면서 책을 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그리고 나서 '삼위일체의 뇌'라는 우리의 오랜 그리고 잘못된 믿음을 예로 들어 기대를 충족시키며 시작한다. 저자는 이렇게 우리가 뇌와 관련해서 오해하고 있는 내용을 하나씩 깨트린다.생태계의 맨 꼭대기에서 다른 생물들의 위에 군림하는 인간이기에 뭔가 특별할꺼라는 기대에서 비롯된 잘못된 믿음을 바로잡아 주기 때문에 마치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서 삶의 목적은 나의 유전자를 보호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