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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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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마주하는 방법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이달의 독서모임 책은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이 책이 종종 눈에 띄던 차에 마침 독서모임에서도 선정이 되어서 읽게 되었다. 에세이로 저자는 뉴요커에서 일하던 중 형의 죽음을 겪으며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을 찾아 메트 미술관 경비원에 지원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10년간 일하면서 메트의 많은 작품들을 관찰하고 그 속의 담긴 의미를 이해하면서 삶에 대해 생각하는 한편, 경비원으로 일하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삶에 대한 태도를 갖게 된다. 그러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겪게 되는 생활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면서 어떤 일일 닥치든 계속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 담담하게 쓰여진 이 책은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에 매몰되..
눈도, 귀도, 머리도 즐거운 영화, Dune Part2 듄친자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기대가 큰 영화 Dune part2를 봤다. 아이맥스에서 봐야하지만 회사일은 J처럼 하지만 개인사는 극P기에 아이맥스는 생각도 못하고, 그나마 연휴 마지막날 아침에 screenX 상영관에서 표를 구해 보게 되었다. 2시간 46분이라는 긴 상영시간 때문에 SNS에서는 커피를 마시지마라, 통로자리를 예매하라는 등의 팁까지 돌았는데, 평소 안가던 영화관을 예매하는 바람에 시간 계산을 잘못해, 거의 영화 시작과 동시에 뛰어들어가는 바람에 1분 정도는 자리를 찾느라 소리만 들었다. 급하게 10분을 거의 뛰어오느라 혹시..피곤해서 졸리면 어떻하지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다.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완전히 몰입되어 30분처럼 느껴졌다. 샤이 훌루드라 불리는 모래벌레를 타고 프레멘과 주인공이 남..
성악설, 성선설의 논란 종식 ; 이기적 유전자 제목은 십여전전부터 들었지만 막상 손이 안가던 책. 트레바리 모임 2월 책으로 선정되어 읽게 되어 마치 오랜 숙제를 마친 느낌이다. 왜 그토록 논란이 되었는지도 알 것 같고. 그렇지만 고등학교 이과, 대학 공대를 졸업하고 화학회사와 전자회사에서 일했고 지극히 T성향인 나는 다윈의 진화론을 당연하게 받아들였기에 창조론자들의 챌린지도, 삶의 의미에 대한 허망함이 느껴진다는 얘기도 공감하기 어려웠다. 책도 흥미로웠지만 유독 모임에서의 토론이 재밌었다. 발제문이 좋았기도 했고, 여러 고민거리를 제공해준 책이다보니 다들 나름대로 많은 생각들을 한 것 같다. 중간중간 공유해준 책 관련 유튜브 영상도 재밌었는데, 최재천 박사의 영상 중 이 책을 읽고 학생들이 찾아와서 인간이란 존재가 그럼 유전자의 전달체에 불과한 것..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 피아노와 하나가 되고싶었던 천재 피아니스트의 삶 2월 독서모임의 책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생소했다. 글렌 굴드가 사람 이름이라는 것을, 그것도 아주 유명한 피아니스트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 어떻게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을까 싶은 민망함이 들었다. 어릴적이지만 나름 7년간 피아노를 배웠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가끔 연주회에 가기도 했었는데 (대학교때 잠깐 클래식 음악 동호회에 발을 담그기도 했고), 어떻게 들어본 적도 없을까. 실존 인물에 대해 다룬 책이고 두께도 얇야서 설연휴 떄 가볍게 읽을 수 있을거란 예상과 달리, 세밀한 묘사와 음악 지식이 부족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글로 인해 1시간을 꼬박 집중하고 읽었음에도 20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모임 일자가 다가오면서 완독은 포기하고 참여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보통은 책을 다 못읽으면 모임에 ..
Career and Family ; 남녀격차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바쁜 연말 일정으로 인해 한 시즌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트레바리. 이번달 책은 '커리어 그리고 가정'. 제목이 왜이래? 싶어 원제를 찾아봤더니 Career and Family. 정직한 번역이다. (여성) 사회학자가 남녀 소득 격차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지난 120년간의 미국 대졸여성의 커리어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에 대해 쓴 글이다. 대상을 대학을 졸업한 시점 기준으로 5개 그룹 나누어 분석하였는데 이런 종류의 연구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이러저러한 아쉬운 점이나 대표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을 뽑자면, 일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남녀 소득격차를 얘기할 때 항사 나오는 여자가 가정을 돌봐야 한다는 사회문화적 인식이나 남자가 수리/논리 또는 육체적으로 우..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당신만의 뗏목을 만들어라 시대예보 : 송길영 "핵개인의 시대, 당신만의 뗏목을 만들어라" 23.9.27. 롱블랙 노트 중 메모 송길영부사장은 우리가 익히 경험하는 현상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좋다. 그냥 지금 트렌드가 이렇구나 라고 생각하며 흘려보낼 것들을 붙잡아 인사이트로 만들어준다. 그의 신간을 소개한 롱블랙 인터뷰 글 중에 수시로 꺼내 읽어보고 싶은 부분들을 메모해 두었다. 핵심 키워드 : 핵개인화, 미정산세대, 자기서사, 동시대화 핵개인 : '해야 된다'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기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 핵개인이 되기 위한 전제 :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어야 함 직업에 있어서도 남들이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니깐 특정 직업을 선택하는게 아니라 세상 눈높이로는 그 보상이 작아보여도 ..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을 뜨게 해준 책;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지정학, 인구학..이런건 그냥 우리삶과 크게 밀접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일상과 아주 밀접한 정치, 경제적 상황을 지정학과 인구학 관점으로 명쾌하게 설명해준 책이 피터 자이한의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이다. 제목만 보면 아주 재미없을 것 같은 책으로, 아마 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서점에서조차 눈길을 안줬을만한 책이다. 그런데 의외로 생각만큼 어렵지도 않고 재밌었다. 새롭게 알게된 내용도 많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현상들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었다. 물론 책의 내용으로만 보면, 지정학, 인구학, 해상력, 원자재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 미국은 앞으로도 별 문제없이 세계의 패권을 유지해나가고 일본은 우리만큼 위험하지는 않다. 한때 G2로 미국을 위협하던 중국은 저자의 견해로 ..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냉정한 사실 ;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단기적으로는 비관론자지만 장기적으로 낙관주의자인 나에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준 책,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참 재미없어 보이는 제목인데, 이번달 트레바리 모임의 책이라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문체와 저자인 피터 자이한의 사정없는 팩트 폭행과 과감한 주장으로 인해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아무리 미래학자들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예견해도, 적당한 타이밍에 문제를 해결해줄 기술이 발견될꺼라 믿으며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앞날에 대한 걱정과 그로인한 우울한 기분마저 들었다. 기술로만 해결하기 어려운 지정학, 정치적 이슈가 연관되어 있는데, 이는 평소 관심분야가 아니라 자신있게 말하는 저자에게 설득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평성시에는 그 고마움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클릭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