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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과 교만 사이 아침 출근하면서 롱블랙 노트를 읽었다. 몇년전부터 광고업계에서 핫한 돌고래유괴단의 신우석 감독. 작년에는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광고계 뿐 아니라 영상 업계 전반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 애플과 협업해서 찍은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겸 아이폰 광고에는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너무 안전하게 일한다며 사람들이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자기 재능을 다 발휘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용기를 내어 자신의 재능을 100% 발휘하라고. 이 구절이 마음에 남아 수첩에 메모까지 했다. 그렇지 내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지 못할까봐 항상 주저하고 지나치게 조심하고 자기검열하는 버릇이 있는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점심시간에 페이스북을 둘러보다가 토스, 직방 등 굵직한 ..
요리와 경제학, 그 만남은 덕업일치의 산물 ; '경제학 레시피' 경제학 레시피의 저자인 장하준 교수는 경제학 분야의 유명한 석학이자 대학교수지만 나에게는 경제학 대중서 작가로의 이미지가 크다. 그가 쓴 논문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베스트셀러인 '사다리 걷어차기', '나쁜 사마리아인' 이라는 책을 통해서 경제학이 사회에 우리의 가치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아주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이후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통해 최근작 '경제학 레시피'를 접하게 되었다. 독서모임 때 알게 되었지만 요리와 경제간 다소 억지스러운 연결과 석학 치고는 내용이 너무 평이하다는 이유로 호불호가 꽤 갈렸던 모양이다. 다행이 나는 저자를 쉬운 경제학 대중서 저자로 기억하기에 이번 책에 대해서 굉장히 심도 깊은 내용이 들어있을거라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만족스러웠다. 제목..
행복한 삶이란? 한달에 한번 개인적인 인연으로 엮인 사람들끼리 하는 독서모임이 있다. 아무래도 트레바리는 회비를 내는 것도 있고, 어떤 주제의 책을 읽을지에 대한 클럽 선택과 연계되기 때문에 나의 취향이 들어가는 반면, 이런 개인적인 모임은 돌아가면서 책을 추천하다보니 강제성도 떨어져서 바쁘면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참석하고 나면 잘했다 싶은데..바쁘고 피곤하다보면 막상 모임 장소에 가기가 부담스럽다. 그래서 올해 3월부터 줄곧 못가다가 이번달 책은 내가 작년말부터 읽고 싶엇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란 책이라 일찍 읽었고, 너무 자주 빠져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참석했다. 본격적인 책 얘기전에 저녁을 먹으면서 어떻게 지냈는지를 얘기하는데, 한 회원의 얘기가 여운이 남았다. 회사가 너무 힘..
견고한 보험시장에 한발을 집어넣은 플랫폼 ;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보험은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병, 재해 등을 입었을 때 그 손실을 보전해 주거나 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을 지원해주는 일종의 사회안전망이기에 규제가 많다. 민간회사가 운영하지만 공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규제는 비즈니스를 하는데 각종 제약이 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 상품을 개발할 때도, 그걸 알리거나 판매할 때도 금융위나 금감원 또는 그들을 대행하는 협회의 심의를 받게 된다. 여간 불편하고 번거로운게 아니다. 기존과 다른 상품이나 영업방식을 시도하려면 지난한 설득의 과정이 필요해서 혁신을 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규제가 한편으로는 진입장벽이 되기 때문에 기존의 플레이어들에겐 든든한 해자가 되기도 한다. 7~8년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인슈어테크 기업들 중 현재 남아있는 곳은 거의 없다. ..
나의 물고기는 무엇일까?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이번달 독서모임 책으로 지난해말부터 읽어야지 마음먹었던 책이 선정되어 평소와 다르게 일찍 책을 읽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롱블랙을 통해 책을 접하고 호기심이 생겼는데, 이동진평론가가 좋은 리뷰를 했다는걸 듣고 더 궁금했다.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논픽션이라고 봐야될지, 자전적 소설이라고 봐야될지 모르겠지만 (둘다 해당되는것 같다), 그 점이 이 책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 포인트이다. 있을 법한 상황을 상상해서 글을 쓰는 것도 어렵지만 이런 소재를 찾아내서 흥미진진하게 엮어내고 그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까지 완벽하게 녹여내는건 - 그것도 재밌고 쉽게 - 보잘것 없는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도 낑낑대는 나를 비추어 봤을 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남의집을 떠나보내며... '남의집 서비스 종료 안내' 라는 메일 제목에 깜작 놀랐다. 6월30일자로 남의집 서비스가 중단된다는 이야기.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 회사에 지분도 없고, 이성용 대표 포함 임직원 누구와도 친분이 없다. 다만, 초창기부터 취향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남의집에 관심을 가졌었고, 이런게 비즈니스가 되는구나 신기한 마음 반, 서비스 자체에 대한 궁금함 반으로 오랜 눈팅 끝에 게스트로도 몇번 참여했다. 그러다 직접 호스트를 해보고 싶어 친구를 꼬셔 모객까지 다 마친 후에 코로나 때문에 결국에 취소한 경험도 있다. (언제가 꼭 한번 호스트를 하고 싶었는데, 이제 그럴 수 없다는게 왠지 슬프기도 하다) 이후 남의집이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여 로컬 가게와 혹은 대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을..
맥락있는 고객경험 ; 오프컬리의 도슨트 프로그램 지난 5월 짧게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특별한 컨셉없이 유후인, 벳부 온천, 후쿠오카 시내를 둘러보며 매끼 맛있는 음식을 먹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쇼유분수라는 300년을 이어온 전통방식으로 식초를 제조하는 곳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은 식사 (vinegar lunch course) 였다. 일본음식도, 신맛도 좋아하기 떄문에 식초를 활용한 음식을 먹는 건 완전 취향저격이었다. 게다가 식사 후 맞은 편 건물에 있는 전통 제조 방식의 공장에서 식초 제조 공정에 대해 설명을 들으니 더 기억에 남았다. 결국 지난 일본에서 사온 건 그곳에서 산 식초와 샐러드 드레싱, 간장이 전부였다. 우리나라에도 워낙 전통 장류가 유명하니깐 된장을 주제로한 식당처럼 식초를 주제로한 식당은 없을까 찾아보다가 우연히 컬리에서..
예술과 창의성 by 김영하 작가 지난달에 폴인 The edge talk을 통해서 김영하 작가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달에는 회사 행사의 일환으로 오프라인으로 김영하 작가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선착순이라 신청시간에 알람까지 해놓았는데도 업무 때문에 깜박했는데, 다행히 부서원이 리마인드 해줘서 가까스로 신청할 수 있었다. 온라인 강의가 편리하긴 하지만 몰입도는 오프라인 강의를 따라갈 수 없다. 정확히 90분 동안 끊김없이 이야기를 쏟아내는 작가님을 보며 역시 이야기 꾼이구나라는 감탄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차원의 강의 주제였으나, 역시 모든 사람이 창의적일 필요는 없다는 반전 멘트로 강의를 시작하셨다. 주요 내용들 창의성은 때로 위험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성공한 창의성만 본다 (승자 편향의 오류) fluency tr..